메가샌드박스 실현위해 인재 육성·유치, 인프라(AI 산업 기반 조성), 파격적인 규제 완화, 인센티브 지원 등 4가지 제시
KBS '미래로 가는길, 메가샌드박스' 다큐 출연
[포쓰저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선진국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사업 여건을 지역에 만들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서 ‘메가 샌드박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메가 샌드박스 실현 방안으로는 ▲인재 육성·유치 ▲인프라(AI 산업 기반 조성) ▲파격적인 규제 완화 ▲인센티브 지원 4가지를 제시했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 회장은 12일 저녁 KBS 1TV에서 방영된 '미래 사회로 가는 길, 메가 샌드박스' 다큐멘터리에서 좌담회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풀 수 있는 솔루션으로서 메가 샌드박스를 제시하고 있다.
메가 샌드박스는 대구·경북권, 강원권, 충청권 등 ‘광역 단위 지역’에 특화된 미래전략산업을 선정해 규제를 유예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교육·인력·연구개발(R&D) 등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으로 거론된다.
최 회장은 인재 육성·유치에 대해서는 “대학 교육이 취업까지 연계되는 교육-일자리 매칭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지역의 대학을 선택하면 졸업 후 원하는 일자리까지 보장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프라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 AI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곳이 한 곳이라도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어떤 산업에 대해서도 AI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이런 걸 해도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뭐든지 하세요’라고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과 열린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센티브에 대해서 최 회장은 “지역 스스로가 기업이 원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수준은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수요까지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좌담회의 사회를 맡은 마 교수가 “관세장벽 등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내적으로는 지역소멸 위기마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자고 “AI가 모든 산업을 바꿔버리는 기술 혁명마저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제 시스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메가샌드박스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에 만들어지면 인구가 유입되고 교육·주거 등 정주여건이 개선돼 지역소멸과 저출생 문제까지 동시에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두 곳을 먼저 정해 집중적으로 성공시키면 그걸 모델로 해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좌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제형 스트라티오 대표는 한국의 규제환경에 대해 “미국에서는 이 기술이 ‘최초다’, ‘최고다’라는 인식이 들면 바로 과감하게 투자하고 그 기업을 해당 분야의 1등으로 만들려고 하는 카우보이 정신 같은 것이 있다”면서 “반면에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에 기존 사례가 있는지 분석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을 들이다 보니 기회를 놓치고 만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적외선 이미지 센서 반도체 제조기업 스트라티오를 창업하고 작년 대구와 판교에 법인을 세운 이 대표는 “서울의 인재들은 포부가 굉장히 큰 반면, 지역의 인재들은 실력이 충분히 뛰어난데도 욕심을 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청년들의 꿈과 현실이 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 여성 스타트업 창업가 손보미 대표는 향을 찾아 활력을 잃어가는 도심 곳곳을 둘러보며 지역의 현실을 조명했다. 손 대표는 “(청년들이) 할 수만 있으면 고향에 남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지역에 ‘네트워크’와 ‘성장의 기회’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수도권으로 몰리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큐에선 올해 초 글로벌 소비자 가전쇼 CES 2025에서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직접 소개해 화제가 됐던 우븐시티와 글로벌 혁신도시 싱가포르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우븐시티는 일본 시즈오카현의 옛 공장 터에 2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 중이다. 도요타는 이곳에서 자율주행, AI를 포함한 각종 첨단기술을 실험하고 개발할 계획이다
나카무라 요시아키 센슈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도요타 같은 민간 기업이 참여해 이상적인 도시를 만든다는 것이 큰 의미”라며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어 인구가 모이고 그 주변 지역도 번창하는 긍정적 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싱가포르에서 암 치료 솔루션 개발업체 KYAN 테크놀로지를 경영하고 있는 휴고 사베드라 대표는 “소비자나 다른 기업에게 우리의 새 기술을 왜 써야 하는지 설득하려면 충분한 검증을 통해 증명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싱가포르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고 개방성도 높아 기업들이 새로운 실험에 나서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