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김지훈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AI 투어 인 서울’ 행사 기조연설을 위해 25일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1박 2일 동안 국내 주요 기업들과 연이어 회동을 가졌다.

그는 MS의 인공지능(AI) 전략과 맞닿은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 방안과 구체적인 AI 사업 협력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AI 투어 행사 직후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만나 AI 에이전트,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칠러), 인도 AI 공동 프로젝트 등 양사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동에는 조 사장를 비롯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현신균 LG CNS 대표 등 계열사 경영진이 함께 했다.

조 사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울 모처에서 나델라 CEO를 만났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LG전자와 MS는 AI 에이전트 공동 개발, 데이터센터 협력, 인도 시장에 관한 미래 전략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스마트 홈에서 쓰는 AI 에이전트 생태계에 관해 협력하기로 했다.

조 사장은 "LG전자는 MS의 애저 오픈AI와 빙 검색을 적용한 'LG Q9 이동형 홈 허브'를 소개했다"며 “AI가 일상생활에 녹아드는데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 센터에 대한 협력도 이뤄졌다.

조 사장은 "MS의 데이터 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며 "건물 에너지 관리 기능과 LG에너지솔루션의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 LG CNS의 운영 우수성 등 LG 계열사와 협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최근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도 주요 의제 중 하나로 거론됐다.

조 사장은 "인도의 확장 인프라와 뛰어난 R&D(연구개발) 인재를 활용해 AI를 포함한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MS사와 잠재적인 협업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MS사의 창립 50주년을 축하하는 차원에서 LG전자의 최초 가전 제품인 라디오 'A-501' 모형을 나델라 CEO에게 전달했다. 이 제품은 한국 최초의 국산 라디오로, 현재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조 사장은 "AI 산업 혁명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LG전자와 MS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델라 CEO는 전날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모처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만났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등 경영진도 동석한 자리에서 서 회장과 나델라 CEO는 AI 기술이 미래 뷰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후 KT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AI 리더 써밋'을 찾아 김영섭 KT 대표와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 한국산업은행 강석훈 회장,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EBS 김유열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송창현 사장 등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다른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AI·클라우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에 관해 논의가 이뤄졌다.

모임 좌장 역할을 맡은 김 대표는 나델라 CEO와 한국형 AI 모델 고도화, KT SPC(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한 공공부문 진출 사업 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나델라 CEO는 AI 투어 행사 전 뤼튼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라이너, 매스프레소 등 국내 스타트업 5곳의 대표들과 만나는 비공개 간담회 일정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