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호텔 매각하고 통신·IT 본업에 투자해야"

KT가 2025년 3월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25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AX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김영섭 대표가 2025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KT
KT가 2025년 3월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25 KT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AX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김영섭 대표가 2025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KT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AI(인공지능) 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 중인 호텔 매각을 추진하며 KT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T는 지난해 11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 AICT(인공지능+정보통신) 기업으로의 사업구조 전환 및 수익성 중심 사업구조 혁신으로 2028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9%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부동산과 증권 등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원을 확충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 까지 AI 사업에 7조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로 약 3조원 규모의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 처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일 KT 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호텔·부동산이 본업이 아니다’라는 김영섭 사장의 황당한 발언에 깊은 항의를 표한다”며 “AI 역시 본업이 아니라는 논리라면, 현재 추진하는 AI 사업의 정당성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신 본업 타령하는 김영섭 사장은 오히려 임기 내내 통신 본업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일관했고, 새로운 수익 모델로 내세운 AI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구조조정과 단기 실적에 집착하는 경영수법을 고집하며 통신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영섭 사장의 경솔한 결정은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 생존과 신뢰를 위협하는 행위임을 단호히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김 대표가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요 자산 매각에 나서는 것을 두고 “전임 CEO들이 사용했던 단기 실적 부양 수업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며 “김영섭 사장이 정치권과 검사 출신 인사들을 경영 도구로 활용하면서 KT의 기업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김 대표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했다.

새노조는 “김영섭 사장은 연임 자격이 전혀 없으며, 그의 경영방침은 철저히 재검토돼야 한다”며 “임기 내내 AI만 얘기했는데 SKT가 에이닷, LGU가 익시오 등 실제 서비스를 출시한 반면 KT는 아무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KT 퇴직 임원 20여 명도 최근 KT의 호텔 매각이 미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호텔 사업은 지속 성장이 가능하며,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KT의 미래 자산에 해당한다”며 “현재 수익성이 높고 향후 가치가 더 높아질 미래 자산을 매각해 불확실한 AI 분야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은 재무적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KT는 현재 회사 및 자회사가 보유한 주요 호텔 5곳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회사 케이티에스테이트가 보유한 호텔 매각 추진에 대해 “(통신사의) 본업이 호텔업이 아닌 만큼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본업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각 규모나 시기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저수익 호텔과 같은 부동산, 임대 부동산 등 본업 대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산은 최적의 가격으로 유동화(현금화) 해야 한다”며 “최종 의사결정은 이사회에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2014년부터 호텔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서울 시내에 소피텔 앰배서더, 안다즈 서울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르메르디앙&목시 명동, 신라스테이 역삼 등 5개 호텔을 보유중이다. 신라스테이 역삼(3성급)을 제외한 4개 호텔은 모두 5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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