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주총서 사외이사 김용현·곽우영·김성철·이승훈 재선임
노조 "부동산·호텔 매각, 구조조정, 현대차 경영 개입" 등 비판

김영섭 KT 대표가 2024년 3월 28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2기 KT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KT 제공
김영섭 KT 대표가 2024년 3월 28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2기 KT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KT 제공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KT가 사외이사 8명중 임기가 만료된 4명을 재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KT새노조가 이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새노조는 지난해 KT 이사회가 실패했다고 비판하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 확보를 촉구했다.

KT는 3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김용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 IT개발 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이승훈 KCGI 전 글로벌부문 대표 등 사외이사 4인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재선임될 경우 이들의 임기는 2028년 3월 주총까지 3년 연장된다.

11일 KT새노조는 KT 사외이사 재선임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KT는 이사회 전원 사임으로 초유의 경영 공백을 겪었고, 새 이사회와 김영섭 사장 선임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지난 1년간 이사회의 행보는 실망 그 자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영섭 사장 취임 이후 임명된 정치권·검찰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해 이사회가 이를 견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 최영범 사장, MB계 임현규 부사장 등 주요 보직에 오른 낙하산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노조는 KT가 지난해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말 KT가 6000여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강압적으로 단행했으며, 이에 대한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고, 강압적 구조조정에 대한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국정감사에서 강압은 없었다고 답변한 김 사장에 대해 국회에서 위증죄 고발을 검토하기도 했다.

노조는 KT의 부동산 매각 추진도 문제 삼았다.

“김영섭 사장이 임기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KT 부동산 자산, 특히 수익성 높은 호텔을 전부 매각하려 하는데도 이사회는 견제하지 않고 있다”며 “매각으로 인한 단기 수익 추구는 김영섭 사장 연임을 위한 실적용이라는 비판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문제도 제기됐다.

KT 사외이사 중 곽우영 전 센터장과 조승아 서울대학교 교수 등 2명은  현대차 추천 인사로 알려졌다.

새노조는 KT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에서 현대차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현대차가 경영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현대차 추천 사외이사들이 재선임되는 것은 경영 개입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새노조는 재선임된 사외이사들에게 ▲호텔·부동산 등 전략 자산 매각 ▲대규모 구조조정 실패와 김영섭 사장 연임 ▲그룹 내 낙하산 인사에 대한 정리 약속 ▲현대차와의 경영 분리 방안과 독립적 의사결정 보장 방안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후보들에게 이 사안들에 대해 반드시 입장을 물을 것”이라며 “KT가 정상화되기 위해 전문성 있고 독립성 있는 이사회가 구성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 4인의 임기가 이번 정기 주총에서 만료되는 것을 고려해 지난해 12월부터 신규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밟았다.

곽우영 후보자는 KT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테크 트랜드를 모니터링하며 적절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등 ICT 전문가로서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고 KT는 설명했다.

김성철 후보자는 ICT산업 및 내부통제에 대해 이해가 깊은 리스크 전문가로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승훈 후보자는 재무전문가로 KT 감사위원회에서 투자 및 경영활동의 적절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돼 추천됐다.

김용헌 후보자는 법원과 헌법재판소 등에서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친 법률 전문가 감사위원회에서 내부통제 강화와 법적 리스크 관리라는 핵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됐다고 KT 측은 밝혔다.

KT 이사회는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2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영섭 대표와 서창석 부사장, 최양희·윤종수·안영균·조승아 사외이사의 임기는 내년 주주총회까지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