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해제 기대감에 호텔·면세 업종도 훈풍

 

LG생활건강 주가 추이(일봉)
LG생활건강 주가 추이(일봉)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중국이 이르면 5월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해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20일 국내 증시 관련 종목들이 들썩였다.

엔터테인먼트(연예기획사)와 화장품 등 K-콘텐츠 업종뿐만 아니라, 백화점·호텔·여행·유통 업종 등이 일제히 기대감에 들뜨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전장 대비 5.17% 오른 12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다른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6.18%)를 비롯해 토니모리(16.85%), 한국화장품제조(9.10%), 한국화장품(5.63%), 애견산업(0.31%) 등도 상승 마감했다.

YG엔터테인먼트(13.16%)와 SM엔터테인먼트(5.08%), 하이브(1.43%), JYP엔터테인먼트(1.73%) 등 주요 엔터주도 강세다.

YG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유통과 지식재산권(IP) 사업을 담당하는 YG PLUS는 이날 가격 제한 폭까지 올라 상한가를 찍었다.

키이스트(29.78%), 스튜디오드래곤(18.32%), 콘텐트리중앙(24.72%) 등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CJ ENM은 7.83%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9년째 이어가고 있는 한한령 조치를 5월에 해제할 수 있다는 소식이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한령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중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시행한 보복 조치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한한령의 존재를 부정해왔지만 그간 ‘한류’를 사실상 금지해왔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엔터테인먼트 기업은 한한령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한한령 해제가 현실화하면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화장품·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중국 정부가 8년 만에 한한령 관련 규제를 5월에 전부 해제할 것이라는 내용이 발표됐다"며 "이에 따라 중국 관련 수혜주인 엔터, 게임, 화장품 등으로의 수급 로테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양국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여행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여행 업종 역시 강세를 보였다.

참좋은여행(6.56%), 모두투어(4.59%), 하나투어(1.24%), 노랑풍선(4.49%) 등 여행 관련주가 상승했다.

2016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800만명을 웃돌았으나, 사드 사태가 불거진 2017년 420만명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후 코로나19로 더 줄었다가 지난해 460만명 수준을 회복했다.

관광객 증가에 따라 간접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세계(5.01%), 호텔신라(4.50%), 현대백화점(3.32%) 등 호텔·면세 업종도 상승세를 탔다.

그동안 한한령 해제 기대감은 주기적으로 시장에서 언급됐지만, 실제 해제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더욱 구체적으로 보도되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주가 반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도 내용이 꽤나 구체적"이라며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한한령 해제 가능성은 가장 높은 시기"라고 판단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한령 해제 소식이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향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 관련 공식 발표가 나오면 관련 업종의 주가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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