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충격파..SK하이닉스 9.86%↓·삼성전자 2.42%↓

딥시크 ./로이터연합
딥시크 ./로이터연합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중국 오픈소스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챗GPT와 맞먹는 성능을 보이면서 국내 AI 소프트웨어 대표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급등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장 대비 6.13% 오른 21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도 7.27% 오른 3만8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동안 고비용 논란이 일었던 AI 학습에 딥시크가 챗GPT의 약 5.6%의 비용만으로 고성능 추론 모델을 만들어내면서 국내 AI 소프트웨어 업종에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20일 미국의 대표적인 AI용 반도체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2022년 개발한 상대적으로 구형인 ‘H800’ 반도체만으로 만든 자사의 AI 모델 ‘R1’이 챗GPT의 신형 모델 ‘o1’과 성능이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밝혔다.

또 R1을 558만 달러(약 81억원)에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미국 경제 전문지 Forbes가 추측한 오픈AI의 챗GPT 훈련 비용 4100만(약 596억원)~7800만달러(약 1133억원)와 구글의 ‘Gemini’ 훈련 비용 3000만(약 436억원)~1억9100만달러(약 2775억원) 대비 엄청난 격차다.

딥시크의 등장은 글로벌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AI 반도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27일(현지시각) 16.97% 폭락한 118.42달러를 기록, 시총이 하루 새 5890억 달러(약 846조원) 가량 증발했다.

31일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9.86%), 삼성전자(-2.42%) 등 반도체 관련주가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은 딥시크 출현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나섰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딥시크가 시장에 충격을 준 이유는 고성능의 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어 압도적으로 높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함의를 던졌기 때문"이라며 "오픈 소스 진영인 (국내 기업 등) 팔로워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컴퓨팅자원으로 고성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의 상용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오픈소스의 강세는 (국내 기업이) 주요 빅테크와 벌어진 간격을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딥시크 R1 추론 모델 출시를 통해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으며, 경쟁 모델 대비 퀄리티 측면에서는 최상위권, 토큰 당 가격 측면에서는 중위권 수준이라는 점에서 높은 가성비 모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알고리즘을 통한 AI 성능 제고는 AI 사이클의 지속 명분을 강화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딥시크의 비용과 투자 축소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분석도 나왔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모델에 대한 신빙성, 중국이 보여준 비용절감 기술의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 값싼 훈련 비용이 과장됐다는 주장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며 딥시크에 대한 첫인상의 충격이 약해지기 시작했다”며 “비용절감 기술의 효용은 인정이 되나, AI 인프라 투자는 늘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며 주가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