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고성능 칩없이 가성비 AI 구현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주가 급락

[포쓰저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深度求索)가 출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AI 챗봇이 챗GPT 등 미국 빅테크들의 제품에 비해 가성비 면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룬 것이 확인되면서 실리콘밸리에 충격을 주고 있다.
딥시크는 미국 정부의 첨단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 와중에 엔비디아의 저사양 저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만으로 고성능 AI 구현에 성공했다.
그동안 AI 분야에서는 중국에 한참 앞서있다고 여긴 미국의 자부심이 근거없는 자신감이었던 게 한 순간 확인된 셈이다.
AI 붐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 주가는 27일 뉴욕증시 정규장 개장 직후 전일 대비 10% 급락 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회사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등 도 1~3%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9%대 하락했다. 브로드컴도 10%대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발표한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주요 참여사인 오라클도 7%대 하락세다.
빅테크들이 휘청이면서 나스닥종합지수도 마이너스 2~3%대서 움직이고 있다 .
딥시크는 지난달 '딥시크-V3'을 출시한데 이어 이달 20일 이를 업그레이드한 ‘딥시크-R1’을 내놓았다.
‘추론 AI’ 모델인 R1를 탑재한 딥시크 애플리케이션은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오픈AI의 챗GPT를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 'o1'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R1이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 ‘o1’보다 성능이 앞서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는 'o1'보다 더 뛰어난 결과값을 보였다.
딥시크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수학경시대회인 AIME 2024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R1은 79.8%를 얻어 o1의 79.2%보다 앞섰다.
코딩 부문에서는 라이브벤치 평가 결과 R1은 65.9%의 정확도를 기록해 o1(63.4%)보다 높았다.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한 딥시크의 이런 성과는 미국의 제재로 고성능 AI 칩을 활용하기 어려워도 효율적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미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벤처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은 과거 냉전 시대 옛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려 미국과의 우주개발 경쟁을 촉발한 것을 언급하며 딥시크 돌풍이 "AI의 스푸트니크와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딥시크의 새로운 모델을 보면 오픈 소스 모델이 추론 시간 컴퓨팅에 효과적이고 슈퍼 컴퓨팅에도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라며 “우리는 중국의 발전을 매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얀 르쿤 메타플랫폼스 수석 AI 과학자 겸 뉴욕대 교수는 “중국이 AI에서 미국을 능가했다는 것은 아니고 오픈 소스 모델이 독점 모델을 능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딥시크의 작업은 공개되고 오픈 소스이기에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고, 이것이 오픈 리서치와 오픈 소스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는 "우리는 퍼플렉시티 미국 데이터 센터에 (딥시크) R1을 도입하고 모두를 위해 무료로 할 것"이라며 R1이 o1 대비 25배 이상 저렴할 뿐만 아니라 'o3 미니'보다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이건 미쳤다"고 호평했다.
딥시크는 중국 AI 헤지펀드 하이 플라이어 퀀트(幻方量化)에서 분사해 2023년 7월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설립된 AI 스타트업이다.
딥시크에 따르면 R1 이전 모델인 V3는 코딩 벤치마크(성능 평가)에서 오픈AI의 ‘GPT-4o’, 메타의 ‘라마-3.1’ ‘클로드-3.5 소넷’ 등을 넘어섰다.
AI 성능 비교(벤치마크) 사이트 챗봇아레나는 V3는 전 세계 오픈소스 AI 모델 중 1위로 V3을 꼽으며, 세계 10대 AI 모델 중 가장 비용 효율적이라고 진단했다.
딥시크 R1 모델의 개발비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막대한 개발비를 투입한 오픈AI나 메타 등 미 빅테크 업계의 최신 AI모델에 비하면 훨씬 적은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V3의 경우 딥시크는 AI 학습에 꼭 필요한 설비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최신 고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없이 V3를 개발해냈다.
딥시크는 V3 LLM 개발 과정에 두달에 걸쳐 엔비디아의 H800 GPU 2000개를 가동했다고 한다.
H800은 엔비디아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에 걸리지 않도록 따로 만든 저사양 반도체다.
V3 개발에 들어간 비용이 557만6000달러(약 83억원)다.
미국 오픈AI의 'GPT4' 개발비 7835만 달러(약 1100억원)에 비하면 14분의 1에 불과하다.
메타 '라마 3.1'의 개발비 6400만 달러(약 918억원)에 견주면 11분의 1, 구글 '제미니 울트라'의 1억9140만 달러(약 2700억원)에 비해선 34분의 1 수준이다.
딥시크는 전문가 혼합(MoE, Mixture-of-Experts)' 알고리즘을 활용해 LLM 학습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극강의 가성비 구현에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MOE 기술은 특정작업에 적합한 '전문가' 모델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계산량을 대폭 줄여 성능과 효율성 모두를 높이는 방식이다.
지난해 6월 미국 벤쳐캐피탈인 세콰이어가 "미국 빅테크들이 인공지능에 6000억달러(약 850조원)를 쏟아붓데 돈을 못벌고 있다"며 AI 과잉투자론을 제기한 바 있다.
딥시크 이외에도 중국에서는 수많은 AI 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텐센트·알리바바·바이트댄스 등 빅테크와 함께 '여섯마리 A1 용'으로 불리는 문샷(月之暗面), 즈푸(智譜), 미니맥스(MiniMax), 바이촨(百川), 스텝펀(階躍星辰), 01.AI(零一萬物) 등 AI 유니콘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문샷이 2023년 11월 출시한 AI 챗봇 '키미'(kimi)는 지난해말 기준 월간활성화이용자 수(MAU)가 3600만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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