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김지훈 기자]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중동전쟁 가능성 등으로 5일 한국 증시가 역대 최악의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장중 2400선이 붕괴된 코스피지수는 가까스로 2400선을 지켰지만 하루 기준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700선이 붕괴됐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는 5천억원대 순매수에 나섰고, 코스피200 지수 선물도 9440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쳐 조만간 반등 장세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종가(2676.19) 대비 8.77%(234.64포인트) 하락한 2441.55에 마감했다.

코스피 하락폭은 종가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에는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하락), 장중 기준 2011년 8월 9일(184.77포인트 하락)이 최대 하락폭이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24개 종목이 하락했고, 상승 종목은 10개에 불과했다.

외국인(-1조5261억원)과 기관(-2687억원)이 쌍끌이 매도에 나서며 급락세를 주도했다. 개인은 1조6958억원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0.30% 급락했고, SK하이닉스도 9.87%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4.17%), 삼성바이오로직스(-2.31%), 현대차(-8.20%), 삼성전자우(-9.52%), 셀트리온(-5.73%), 기아(-10.08%) 등도 모두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11.30%(88.05포인트) 내린 691.28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종목은 1633개, 상승 종목은 23개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6778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5444억원)과 기관(1172억원)은 동반 순매수에 나서 대조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코스피200선물도 장후반 집중적으로 사들여 9440억원(1만2118계약)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들도 대부분 하락세다. 에코프로비엠(-11.30%)을 비롯해 알테오젠(-11.36%), 에코프로(-11.07%), HLB(-4.69%), 삼천당제약(-14.99%), 엔켐(-11.03%), 셀트리온제약(-13.72%) 등 대부분 10%대 급락세를 보였다.

징중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동시에 매매거래가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오후 2시 14분부터 전날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넘게 지속되면서 20분간 매매거래중단 조치(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거래가 일시 중단됐으며, 코스피200 선물·옵션 등 주식 관련 파생상품 거래도 중단됐다.

앞서 오후 1시 56분부터는 코스닥지수가 8% 넘게 내리면서 20분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오후 2시 34분, 오후 2시 16분을 기점으로 해제됐다.

국내 증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3월19일 이후 4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코스피 시장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이번이 6번째다.  2000년 4월 17일 'IT 버블 붕괴'때가 처음이었고, 2000년 9월 18일 '현대그룹 유동성 사태', 2001년 9월 12일 '미국 911 테러' 2020년 3월 13일 '코로나19 팬데믹', 2020년 3월 19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다.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에 앞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정지되는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는 이날 오전 11시,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는 오후 1시 5분에 발동됐다.

여타 아시아 증시도 패닉 장세를 보였졌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40% 급락한 3만1458.42로 마감했다.

토픽스(TOPIX)지수도 전장 대비 12.23% 급락했다.

오사카증권거래소는 토픽스 선물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 대비 8.35% 내린 1만9830.88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