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신차 '그랑 콜레오스' 사전계약 취소 등 여파
르노 "사안의 엄중함 알고 있어…해당 직원 직무 배제"

2024년 6월 27일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 4년 만에 참가한 르노코리아가 수년 동안 개발에 매진했던 하이브리드차 프로젝트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모델, 그랑 콜레오스를 전세계 최초로 공개했다./사진=서영길 기자
2024년 6월 27일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 4년 만에 참가한 르노코리아가 수년 동안 개발에 매진했던 하이브리드차 프로젝트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모델, 그랑 콜레오스를 전세계 최초로 공개했다./사진=서영길 기자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르노코리아가 1조원대 프로젝트를 통해 4년만에 야심차게 신차를 선보였지만 느닷없는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며 비상이 걸렸다.

신차 홍보 담당 여직원의 '남혐 손가락' 영상이 남초 커뮤니티 등에서 퍼져나가면서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작품 '뉴 그랑 콜레오스(그랑 콜레오스)'의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28일 공식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하이브리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그랑 콜레오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XM3 출시 이후 르노가 약 4년 만에 발표한 신차다.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기도 하다.

오로라 프로젝트는 르노코리아 주도로 신차를 개발, 생산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오로라1, 오로라2, 오로라3을 개발해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는 오로라1인 셈이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1·2에 7000억원, 전기차 모델 개발이 확정되면 2028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최초 공개된 '그랑 콜레오스'./사진=서영길 기자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최초 공개된 '그랑 콜레오스'./사진=서영길 기자

르노코리아는 그동안 신차의 부재로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상반기 판매량은 4만21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5% 줄었다. 같은 기간 내수는 8.1% 줄고 수출도 41.2%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부산모빌리티쇼엔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 나와 10여분 간 취재진 앞에서 자사의 신차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그랑 클레오스는 온전히 한국 고객을 위해 디자인한 신차”라며 한국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우수한 상품성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서의 선전을 자신했다.

부산모빌리티에서의 공개를 즈음해 그랑 콜레오스 사전계약 대수가 5천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며  모처럼 흥행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난데없이 '남성 혐오' 논란이 일며 흥행 몰이에 제동이 걸렸다.

그랑 콜레오스 홍보 영상에 출연한 ‘리포터 D’라는 직원이 엄지와 검지로 물건을 잡는 '집게손' 동작을 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집게손 모양은 남성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힌국 남성에 대한 비하 의미로 사용된다.

그랑 콜레오스의 주요 기능과 특징을 설명하는 것이 영상의 제작 의도였으나 이 영상에 집게손 모양이 반복해 등장하며 의혹이 일었다.

르노코리아의 다른 영상에서도 해당 직원이 비슷한 손 모양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결국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르노코리아는 해당 채널의 영상을 모두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르노코리아는 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 당사자를 대상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그 기간 당사자에 대해서는 직무 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측 조치에도 온라인 등에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 전작 모델격인 QM6의 남성 구매 비중이 80% 안팎이던 만큼 이번 일로 남성 고객층에 르노 SUV에 '남혐 낙인'이 찍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르노코리아 영업지점에선 그랑 콜레오스 사전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이 사안의 엄중함을 저희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속한 시일내에 해당 직원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조치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랑 콜레오스 사전계약 대수는 공식 집계된 게 없어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남혐 논란을 부른 르노코리아 홍보 영상 속 여직원의 집게 손모양. /르노코리아 유튜브 캡처
남혐 논란을 부른 르노코리아 홍보 영상 속 여직원의 집게 손모양. /르노코리아 유튜브 캡처
남혐 논란 이후 다시 회자되는 르노코리아 직원의 과거 르노코리아 유튜브 홍보 영상 속 손가락 제스처. /온라인커뮤니티
남혐 논란 이후 다시 회자되는 르노코리아 직원의 과거 르노코리아 유튜브 홍보 영상 속 손가락 제스처. /온라인커뮤니티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