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유통업체 8곳 상품정보 분석…33개 제품량 5.3∼27.3% 감소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는 가격 인상 대신 제품의 용량을 줄여 사실상 제품가 인상 효과로 이득을 챙긴 업체들이 적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1분기 ‘슈링크플레이션’ 상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후 용량이 감소해 단위가격이 인상된 상품이 33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합성어로, 기업이 판매가격을 올리는 대신 상품 크기 또는 용량을 줄여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를 말한다.
소비자원은 지난해 12월 주요 유통업체 8개사(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분기별로 유통 중인 상품정보를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상품의 용량이 변경된 시기는 ▲2023년 16개(48.5%) ▲2024년 17개(51.5%)였다. 국내외 구분으로는 ▲해외 수입 상품 18개(54.5%) ▲국내 제조 상품 15개(45.5%)였다.
이번에 적발된 33개 상품은 적게는 5.3% 많게는 27.3% 용량이 줄었다.
줄어든 내용물 용량은 ▲10% 미만이 13개(39.4%) ▲10% 이상~20% 미만과 ▲20% 이상이 각각 10개(30.4%)로 확인됐다.
품목별로 보면 가공식품이 32개로 대부분이었고 나머지 1개는 생활용품인 세제였다.
용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상품은 오설록의 '오설록 제주 얼그레이 티백'으로 지난해에 비해 올해 1월 용량이 40g에서 30g으로 25% 줄었다.
사조대림의 '사조대림 안심 치킨너겟'은 지난해 540g에서 올해 1월 420g으로 22.2% 용량이 줄었다.
홈플러스에서 판매된 '정성가득 마늘쫑 무침'(제조사 일미농수산)은 지난해 150g에서 올해 3월 120g으로 20.0% 감소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소비자원 모니터링 과정에서 해당 상품 출고가를 4490원에서 3590원으로 인하했다.
SPC삼립의 '삼립 그릭슈바인 육즙가득 로테부어스트'는 기존 1팩에 5입(440g)에서 2팩에 3입(360g)으로 패키징을 변경하면서 용량이 18.2% 줄었다.
오뚜기 컵스프 3종(양송이·포테이토·옥수수)은 72g에서 60g으로 16.7% 줄었다.
소비자원은 모니터링 결과 확인된 용량 변경 상품의 정보를 참가격 웹사이트를 통해 공표하고 해당 상품의 제조업체 및 수입판매업체에는 자사 홈페이지 또는 쇼핑몰 등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자율협약 유통업체가 제출한 정보를 통해 확인된 상품은 해당 매장에 용량 변경 내용을 게시하도록 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용량이 줄어든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분기별로 공개해 소비자가 정확한 가격 정보에 기반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소비자가 발견한 용량이 변경된 상품 신고도 홈페이지에 있는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통해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8월 3일부터는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을 제조하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을 축소하는 경우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에 따라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다. 과태료는 1차 위반 시 500만원, 2차 위반 시 1000만원이 부과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