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세계전기자동차 학술대회·전시회(EVS37) 진행
현대차·기아·LG·삼성 등 160개사 참가…역대 최대 규모
현대차그룹, PBV 디자인 '이지스왑'·투명솔라필름 선봬
현대모비스, '크랩주행' 실증차 모비온 시연하며 눈길
LG그룹 4개 계열사 통합 전시관으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소개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2027년 양산 재확인…6세대 각형 배터리도 공개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전기차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37회 세계전기자동차 학술대회·전시회(EVS37)가 9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가운데 삼성, LG 등 배터리 기업뿐 아니라 완성차 제조업체,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등도 참가해 자사의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선보였다.
24일 EVS37이 열리고 있는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전시회 현장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관람객과 업체 관계자,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완성차 제조업체로는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케피코)과 KG모빌리티가 이번 EVS37에 부스를 마련했다.
K-배터리 3사 중에선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이 전시회에 출격했다.
SK온은 불참했지만 대신 SK그룹 내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시그넷이 부스를 꾸렸다.
현대차그룹 전시장 옆에 나란히 부스를 마련한 현대모비스는 '크랩 주행‘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비온‘ 실증차를 들고나와 EVS37에서 가장 많은 눈길을 끌었다.

◇ 현대모비스 ’크랩 주행‘ 실증차 모비온 내세워 눈도장
현대차그룹은 PBV(목적기반차량)을 전면에 내세워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운전석 후면의 모듈을 목적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환 가능한 이지스왑은 운전석을 제외한 차량의 후면인 라이프 모듈을 쉽고 간단하게 바꾸는 어퍼바디 교환 기술이다.
운전석을 제외한 후면 변동부를 교체해 작업실, 창고, 사무실 등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자유롭게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
최첨단 소재 기술이 적용된 ‘투명 솔라 필름’도 공개했다.
현대차는 우수한 전기·광학적 특성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소재를 활용해 투과도 50%, 셀 효율 10%인 1.5W급 윈도우형 투명 필름 제작 기술을 최초로 확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기술은 굳이 태양이 있는 실외에 주차할 필요 없이 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유용하다”며 “선루프나 창문 등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고 건물의 창 등에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무한하다”고 설명했다.

별도 전시관을 꾸린 현대모비스는 크랩 주행 등이 가능한 실증차 모비온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모비스는 모비온 실증차를 부스내에서 실제 구동해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모비온은 지난해 4월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e-코너 시스템'이 장착된 실증차다.
4개의 바퀴가 최대 90도까지 움직일 수 있어서 수평 주행은 물론 크랩 주행, 제 자리에서 움직이는 제로턴까지 다양한 주행을 구사할 수 있다.
현대케피코도 이번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해 차량 전동화의 핵심 기술인 차량통합·전력변환·충전 제어기술과 초고속 EV충전기, 자동 충전 기술 등을 선보였다.

◇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2027년 양산 목표 재확인
삼성SDI는 리튬이온배터리, 리튬망간 배터리 및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소재의 배터리를 선보였다.
차량 구조에 최적화된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와 5세대 대비 에너지 밀도를 10% 이상 높인 6세대 각형 배터리도 전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 각형 배터리는 열확산 방지 솔루션을 도입해 열전도성이 우수한 동시에 안전성이 뛰어나다”며 “길이, 높이, 두께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폼 팩터를 통해 고에너지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잡았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부스 한편에 전기차 안전 우려 중 하나인 '배터리 열폭주' 현상을 막을 열 확산 방지 솔루션을 제시했다.
9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기술, 20년간 사용 가능한 초장수명 배터리 기술 등도 공개했다.

◇ LG, 4개 계열사 참가…배터리, 파워트레인, 전장 부품 등 소개
LG그룹은 이번 EVS37에 LG에너지솔루션·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4개 계열사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 스토리'를 주제로 전시관을 공동 운영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배터리와 ‘셀투팩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가벼운 파우치 셀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팩 구성 부품 수를 줄여 전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열전이 지연 소재 및 구조가 적용돼 안전성을 확보했고, 팩 안에 더 많은 셀을 탑재할 수 있어 에너지밀도가 늘어나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늘릴 수 있다.

LG전자는 계기판,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 보조석 디스플레이 등 3개 화면이 하나로 통합된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ACP)을 들고 나왔다.
프리미엄 전기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핸드폰이나 TV로 즐기던 고화질 영상,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차량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라이다 등 센싱 솔루션, 커넥티드 카 구현을 위한 '5G-V2X 통신 모듈' 등 차량용 통신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고화질 P-OLED, 탠덤 OLED 기술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ATO(Advanced Thin OLED)의 제품을 공개했다.

SK그룹에선 배터리 제조회사인 SK온 대신 SK시그넷이 출격했다.
400㎾(킬로와트)급 초급속 충전기 V2를 비롯해 고객 요구에 따라 30㎾부터 200㎾까지 확대된 라인업을 선보였다.
V2는 충전기(디스펜서) 1대로 차량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모델로, 단일 포트에서 최대 400㎾를 출력해 15분 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KG모빌리티(KGM)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토레스 EVX'를 앞세워 전시 부스를 꾸렸다.
KGM은 무선 충전 기술, 루프톱 텐트가 적용된 토레스 EVX 레저용과 화물밴 등 3개 모델을 공개했다.
EVS37은 세계 전기자동차협회(WEVA)와 아시아태평양전기자동차협회(EVAAP)가 주최하고 한국자동차공학회(KSAE)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전기차 학술대회·전시회다.
세계 60여개국 1500여명의 전기차 전문가와 글로벌 200여개 업체의 모빌리티 관계자가 참석해 '전기차 올림픽'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전시회사 열리는 건 9년 만으로, 일반인 참관 신청자가 이미 1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고 있다.
올해 EVS37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21%), 중국 및 아시아(12%), 미주(4%) 등 총 160개사가 참여해 550개의 부스를 꾸렸다.
한국 기업이 98개사(63%)로 가장 많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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