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E리서치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2024'
고주영 삼성SDI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방향 및 전망' 주제 발표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이 25일 “리튬 이온 배터리의 현재 성능 한계를 봤을 때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기술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져보니 해답은 전고체 배터리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연구소 단위에 있던 조직을 본사 팀 급으로 격상했으며 전고체 배터리의 2027년 양산 목표에 대해선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날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2024’에서 고 부사장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방향 및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인 차세대 배터리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설파이드(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고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의 용도는 많이 있겠지만 삼성SDI는 자동차용으로 먼저 사용하는 것으로 타깃을 잡았다”며 “그 중에서도 (상위그룹인) D와 E세그먼트를 커버하는 슈퍼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포지셔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슈퍼 프리미엄 차량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차량 오너들의 드라이빙 경험 개선, 신뢰도 강화 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고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 되면 배터리 크기도 작아지고 전기차의 안전성 강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제고 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튬 이온 배터리 경우 양극 기재, 양극 극판, 분리막, 음극 극판, 음극 기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액체 전해질로 이 공간들이 꽉 채워져 있는 구조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이 들어가 음극 극판에 기존보다 얇은 리튬 메탈을 사용할 수 있고 분리막도 필요가 없어져 대체로 배터리 크기가 줄어든다”고 했다.
이어 “특히 크기뿐 아니라 안전성 이슈로 액체 전해질에선 사용하지 못했던 리튬 메탈을 사용할 수 있어 450~900Wh/kg 이상의 높은 에너지 밀도도 가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고 부사장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에 들어갈 수 있는 고체 전해질 종류는 크게 폴리머, 옥사이드, 설파이드 등 세 가지다.
삼성SDI는 이중 설파이드를 고체 전해질로 사용한다.
고 부사장은 “설파이드 전해질은 다른 종류보다 이온 전도도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온 전도도는 자동차 출력과 관계가 있다.
고 부사장은 “설파이드는 이온 전도도가 좋지만 수분과의 반응성이 있는 게 단점”이라며 “이 부분은 드라이룸 내 생산 환경 등을 조절해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이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이 고체 전해질로 사용하고 있는 폴리머에 대해선 의구심을 나타냈다.
고 부사장은 “폴리머 경우는 지금 상용화되고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 공정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사용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온 전도도가 워낙 낮아 과연 전해질로써 (사용이)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은 있다”고 했다.
고 부사장은 자사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의 열안정성과 관련한 테스트 결과도 소개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경우 섭씨 130도 수준에서 전압이 떨어졌지만 삼성SDI의 전고체 샘플은 170~180도에서 전압 하락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파우치형 외장재가 170도 수준에서 반응하기 때문에 폼팩터를 각형으로 제조하면 열안정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고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인터배터리 2024에서 고객사 3곳에 샘플을 제출했다고 했는데 이후 샘플을 달라고 하는 고객들이 더 생겼다”며 “팩이나 차량 검증 등에 대해서는 완성차 업체(OEM)들과 이야기를 활발하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 부사장은 ‘위드아웃 셀’이라는 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는 한 셀에서 화재 등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근처 셀로 넘어갈 확률이 극히 적고 만약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스스로 소멸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고 부사장은 “지난해 말 ‘커머셜라이제이션(Commercialization·상용화)팀이 발족했고 연구소 내 개발 조직이 상용화팀 안으로 들어오면서 중대형전지사업부로 옮겨졌다”며 “이런 여러 움직임이 있기에 전고체 배터리의 2027년 양산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고체 배터리 소재 공급망에서 중국 등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에 대해 "준비 과정에서는 당연히 한국 위주로 공급망을 꾸리고 (해외) 의존도를 많이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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