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선임 관련 이사회 규정 개정..이달 사장 후보 선임
FCP "경쟁자 제거하고 밀실 선거 자행..새 사장 선임해야"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행동주의펀드가 3연임째인 백복인(58) KT&G 사장에 대해 '밀실 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KT&G가 현직 사장의 연임우선심사 조항을 폐지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현직 사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다른 후보자에 우선해 심사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하는 등 이사회 규정을 개정하고 이달 중으로 사장후보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KT&G의 사장후보 검증 과정은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의 3단계로 진행된다.
상설위원회인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장후보자에 대한 심사 기준 제안과 사장후보자군 구성 및 심사대상자 물색‧추천 등을 담당한다.
비상설 기구인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장후보 심사대상자에 대한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후 이사회의 후보자 선정 및 주주총회 안건 상정 결의가 진행되고 최종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주주 전체의 총의가 반영돼 사장 선임이 결정된다.
지배구조위원회 및 사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전원 구성된다.
KT&G의 사외이사는 현재 임민규 전 SK머리티얼즈 대표이사, 백종수 전 부산지방검찰철 검사장, 김명철 신한금융지주 CFO, 고윤성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손관수 전 CJ대한통운 대표, 이지희 중앙대 교수 등 6인으로 구성됐다.
이사회는 백복인 사장외에 방경만 수석부사장 등 사내이사 2명을 포함, 총 8인이다.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은 “사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최근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다”며 “12월 중으로 지배구조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향후 선임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며 관련 절차가 진행되면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KT&G 이사회에 사장 후보 선임 절차를 개선해달라는 서한을 이달 1일 발송했다고 밝혔다.
FCP는 KT&G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불합리한 사장 후보 선정 과정의 정상화와 내년 3월 백복힌 현 사장의 임기 만료에 따른 새로운 사장을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FCP에 따르면 KT&G 사장추천위원회는 2021년 사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지원 자격 요건을 ‘KT&G 임원’으로 한정하고, 사흘 만에 지원 기간을 마감했다.
외부 후보들이 지원하기에는 지나치게 짧은 11일 만에 백복인 사장을 단독후보로 추대했다.
FCP는 "현 백복인 사장님이 3연임하는 과정을 관찰한 결과, 상장회사에 걸맞는 최소한의 상식, 공정성, 투명성 모두 결여돼 있다는 충격과 함께 큰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며 "내·외부 경쟁자를 제거하고 밀실 선거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FCP는 또 이날 자사 유튜브 채널에 올린 주주들에 보내는 동영상을 통해 "백복인 사장의 지난 9년은 어떻게 보아도 낙제를 면할 수 없다"고 했다.
"2015년 백복인 사장 취임 이후 코스피 지수가 26% 오를 때 KT&G 주가는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며 "KT&G는 지난 9년간 매출이 40% 성장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오히려 17% 감소하며 동종업계와 영업마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3년 KT&G(당시 한국담배인삼공사) 평사원으로 입사한 백복인 사장은 2015년 KT&G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임기 3년의 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8년, 2021년 2연임과 3연임에도 성공했다.
현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