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진=연합
KT&G /사진=연합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행동주의 펀드가 KT&G의 새로운 사장 후보 절차를 두고  백복인 현 사장에 유리한 구조라며 '철밥통 카르텔'이라고 강력 비판에 나섰다.

회사 측은 사장후보 선정에 완전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했고 공정한 자격 심사를 위해 인선 자문단의 객관적인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3일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KT&G 사장 선정에 대한 입장 자료를 내고 지난달 28일 KT&G가 발표한 사장 후보 선정 절차에 대해 ‘말장난 밀실투표’라고 지적했다. 

지분 6.36%를 보유한 국민연금에는 KT&G 사장 선정 과정에 KT, 포스코 대비 특혜를 주지 말고 일관적 원칙을 갖고 임하라고 요구했다.

FCP는 “KT&G 사장 선정 과정은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3단계’로 진행된다고 하는데 이 세 기구는 모두 백복인 현 사장 임기 내 임명된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실상 동일한 집단”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11일 공시된 지배구조위원회 명단은 현 사외이사 6인 중 5인으로 구성돼 있다.

FCP는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사외이사 6인으로 구성될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와 사실상 동일 인적구성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사회 또한 8인 중 6인이 사외이사여서 이들이 찬성하면 의결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상현 FCP 대표는 “3단계 모두 동일한 사람들을 괜히 복잡한 한자를 쓰며 포장하고 있다”며 “간단히 ‘3중바닥 철밥통 카르텔’이라 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적부진, 주가폭락을 무릅쓰고 백복인 사장을 연봉킹으로 만든 장본인들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은 언어유희로 주주와 사회를 현혹한다는 점에서 특히 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또한 “총 6인의 사외이사들 중 5인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에 전문성‧객관성이 부족해 외부인사 자문이 필요하다면 똑같은 인원들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는 무슨 명분으로 외부 감독없이 단독 결정하느냐”며 “이사회가 ‘연임 및 세습’이라는 답정선거를 무리해서 추진하려다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소유분산기업에 대해 과연 원칙을 갖고 있는가”라며 “KT, KT&G, 포스코 민영화 3형제 중 가장 나쁜 KT&G에는 침묵하며 포스코만 비판하다 보니 최대주주가 회사로부터 공개적으로 반박당하는 신세가 됐다”고 했다.

FCP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KT&G 주총에서 현 경영진 편을 들었다 주가 폭락 후 저가에 주식을 매도하며 IBK기업은행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고 3대주주로 내려앉았다.

이상현 대표는 “KT, 포스코의 연임 및 내부세습에는 호루라기를 불어온 국민연금이 공개적으로 자행되는 KT&G의 밀실선거는 애써 못 본 척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수천만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에 원칙도, 행동도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KT&G는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사장 후보 심사기준 등을 의결, 사장 후보 공개 모집을 시작했다.

당시 KT&G는 사장 선임 절차가 약 3개월에 걸쳐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보고 및 주총 승인’의 3단계 프로세스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FCP는 1일 KT&G 이사회에 사장 후보 선임 절차를 개선해달라는 서한을 발송했으며 불합리한 사장 후보 선정 과정의 정상화와 백복인 현 사장의 임기 만료에 따른 새로운 사장을 선임할 것을 요구해왔다.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은 “금번 KT&G 사장 선임은 모든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하에, 사장 선임 전 과정에서 더욱 강화된 공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주주들과 소통하며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KT&G의 사장 선임 절차는 관련 법령 및 정관 등에 따라서 약 3개월에 걸쳐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보고 및 주총 승인‘의 3단계 프로세스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총의를 반영해 사장 선임이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번 사장후보 선정은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도 사장 후보에 도전할 수 있도록 완전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하였으며, 더욱 공정한 자격 심사를 위해 인선 자문단의 객관적인 의견을 반영하여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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