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합작공장 경쟁력 확신들 때까지 중단…최종 결정 아냐"
美 정치권 "IRA 우회 방식으로 中과 손잡아" 비판
북미 배터리 공장 추진 K배터리 3사 반사이익 전망

미국 포드모터스컴퍼니 최고경영자인 빌 포드가 2월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로물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CATL과 합작해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미국 포드모터스컴퍼니 최고경영자인 빌 포드가 2월1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로물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CATL과 합작해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미국 포드 자동차가 중국 배터리 기업 닝더스다이(CATL)와 미국 미시간주에 짓고 있는 합작공장 사업을 중단했다.

포드가 구체적인 공장 건설 중단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허점을 노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포드와 중국 배터리 업체 간 사업이 최종 무산될 경우 북미 공장 건설에 한창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되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포드는 CATL과 함께 미국 미시간주에 짓기로 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립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TR 리드 포드 대변인은 "합작공장을 경쟁력 있게 운영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마셜 프로젝트)을 25일부터(현지시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시적으로 그만두는 것으로 해당 사업에 관한 최종 결정은 아니다"고 WSJ에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중단 결정의 배경이 어떤 것인 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중국 CATL과의 합작이어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의 공격을 받아온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했다.

미 정치권의 압박은 포드가 IRA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중국과 공장을 건설하려고 한 이유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합작공장 지분 100%를 보유하고 CATL에 기술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미 정치권에서는 포드가 겉으로는 순수한 미국 기업의 형태를 갖춰 IRA가 제공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한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와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7월 포드에 공동 서한을 보내 CATL과의 합작공장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포드가 CATL과의 협력으로 창출하겠다는 고소득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미국인이 아닌 중국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드는 2월 CATL과 협력 관계를 선언하고 양사가 35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들여 미국 미시건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 신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연 35GWh 생산능력을 보유, 연 40만 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 LFP 배터리에 주력해 온 CATL은 이번 합작공장 건설 중단으로 미국 진출을 통해 수익을 다각화 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 영향력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북미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배터리 단독 공장을 짓고 현대자동차·스텔란티스·혼다 등과 각각 북미에 합작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제너럴모터스(GM)와, SK온은 현대차·포드와 각각 북미에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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