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신한 연간 '4조 클럽' 확실
하나·우리·농협 역대 최대실적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음에도 모든 금융지주가 사상 최대실적을 낸 것을 두고, 가계부채 1800조원 시대의 역설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곳에서 3분기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은 4조7567억원에 달했다. 한 달 평균 1조5856억원씩 번 셈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위 다툼에선 KB금융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면서 ‘리딩금융’ 타이틀을 재탈환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계열사 약진에 힘입어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냈고, 은행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금융도 지주 전환 후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농협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조원 대 순익을 내는데 그치면서 5위에 머물렀다.

◇ KB-신한, 4조 클럽 ‘눈 앞’…‘리딩금융’ 순위 다툼 엎치락뒤치락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분기 순익을 내면서 연간 순익 ‘4조 클럽’ 가입 기대감을 높였다.
KB금융은 3분기 누적 기준 3조6377억원의 순익을 냈다. 안정적인 순이자이익 및 순수수료이익 증가와 더불어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감소 등에 힘입어 3분기에만 1조3054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3분기 및 1~3분기 누적 기준 모두 역대 최대실적을 갱신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익 3조6377억원을 기록했다.
캐피탈, 글로벌 투자은행(GIB) 등 자본시장 관련 자회사들과 신한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비은행 그룹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실적을 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2.12% 감소한 1조141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KB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두 회사 간의 격차는 1603억원이다. 은행을 비롯해 카드·보험·증권·캐피탈 등을 거느린 금융그룹치고는 매우 근소한 차이다.
2018~2019년 2년간 1위를 수성해오던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사태’에 발목이 잡히며 지난해 2분기부터 리딩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내준 바 있다.
직전 2분기에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충당금 이슈를 털어내며 1위 자리에 올랐다가, 1분기만에 KB금융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내주게 됐다.
두 회사의 실적 격차는 증권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KB증권은 주식거래대금 증가와 고객수탁고 증대 노력으로 수탁수수료가 증가한 가운데 IB 비즈니스 수수료 및 자본시장 관련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5433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신한금융투자(3675억원)와 격차를 벌렸다.

◇ 하나·우리·농협 일제히 최대실적 달성
하나금융지주는 2조7269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비은행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역대 최대 3분기 누적 실적을 냈다.
우리금융지주도 지난해 1년치 순익 1조5152억원을 훌쩍 넘어선 2조3620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내면서 지주사 전환 이후 역대 최대실적을 갱신했다.
카드와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과 함께 은행이 시너지를 본격화하면서 수익원이 다변화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다만, 주식투자 증가로 호황을 누렸던 증권 부문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아 3위인 하나금융과의 격차는 좁히지 못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격차는 3649억원이었다.
농협금융도 3분기 누적 1조8247억원의 실적을 내면서 역대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NH투자증권이 742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그룹 전체 손익 증대를 견인했다.
다만,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조원대 순익을 내는 데 그쳤다.
4위인 우리금융과의 격차도 5373억원으로 전분기 격차(993억원) 대비 다소 벌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