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측"이혼 의사 없고 가정 유지되길 바란다"
배우자 이씨 "권, 이혼 거부하며 재산 내역 정보제공 거부"
'비상장'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분할이 소송 핵심 쟁점
이 "DCF법 따라 부부 공동 재산 약 8조160억원"
권 "상속증여세법 기준 적용해 4조9000억원 수준"

[포쓰저널=강민혁 기자] 국내 대표 게임기업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주 권혁빈(51)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와 배우자 이모씨 간 이혼소송이 본격화됐다.
쟁점은 단순한 혼인관계 해소를 넘어, 약 8조 원으로 평가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분할 여부에 있다.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 가치가 법원 감정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만큼, 향후 기업 경영권과 상속 구조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정동혁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이씨가 권 CVO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 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양측 당사자는 출석하지 않았고, 법률대리인만 법정에 나와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양측이 제출한 재산목록과 법원 감정 결과를 검토하며 향후 쟁점을 정리했다.
이혼소송은 2022년 11월 이씨가 제기했으며, 약 3년간의 사전조사 절차를 거쳐 이날 본격적인 변론 단계로 접어들었다.
가사조사관 면접 조사와 재산 평가, 감정 절차가 이미 진행됐고, 법원은 2023년 7월 조사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기업가치를 현금흐름할인법(DCF)을 기준으로 약 8조16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씨 측은 “스마일게이트 창업 초기부터 공동 경영에 참여했으며, 초기 자본금 마련에도 실질적 기여를 했다”며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의 절반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씨 측은 또 "왜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공개(IPO)를 안했는지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저희 입장에선 다툴 수 있는 것"이라며 "IPO 무산도 의도가 있다고 본다. 별개 사건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그 사건도 같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2년 6월 스마일게이트 당시 30%의 지분을 보유했으나, 2010년 이를 텐센트 계열사에 전량 매각했다.
법원은 이미 이씨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3분의 1의 처분을 금지한 상태다.
이에 따라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권 CVO는 지분 매각이나 담보 설정을 할 수 없다.
권 CVO 측은 이날 “이혼 의사는 없으며 가정을 유지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씨 측은 “남편이 이혼을 거부하면서도 재산관계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을 하지 않고 있다”며 법원의 공정한 분할 결정을 요청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씨 측은 “현금흐름할인법을 적용하면 약 8조 원 규모의 부부 공동재산이 산출된다”고 주장하지만, 권 CVO 측은 “비상장 주식의 경우 상속증여세법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며, 실제 가치는 4조9천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비상장 기업의 지분 가치는 평가 기준에 따라 차이가 크다.
상속증여세법은 세무상 과세평가를 중시하는 반면, 현금흐름할인법은 향후 수익성·시장성 등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제시한다.
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평가 방식을 인정할지가 재산분할 규모를 결정짓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번 소송은 스마일게이트의 핵심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 RPG의 IPO 무산 사태와도 맞물려 있다.
스마일게이트 RPG는 2022년 상장을 추진하며 회계기준을 K-GAAP에서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전환사채(CB) 전환권을 파생상품 부채로 인식해 약 53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당기순손실은 1,426억 원에 달했고, IPO 요건인 ‘당기순이익 120억 원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상장이 철회됐다.
IPO 무산으로 투자자들이 반발하면서, 현재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에서 투자자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10월 23일 열린 재판에서 배상혁 라이노스자산운용 상무는 증인으로 출석해 “CB의 부채처리로 IPO가 불가능해졌고, 창업주의 이혼소송 가처분이 상장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진술했다.
가정법원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RPG의 기업가치는 상속세·증여세법 기준으로 약 1조 8천억 원, 현금흐름할인법 기준으로는 4조 1천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소송은 창업주 개인의 이혼이 단순한 가정 문제를 넘어, 대기업 지배구조와 비상장사 가치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이 “비상장사 주식의 재산분할 기준을 새로 정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재산분할 전문 변호사는 “부부가 공동 창업한 기업의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는 지금까지 명확한 판례가 거의 없다”며 “법원이 기업의 실질가치를 얼마나 인정하느냐에 따라 향후 다른 재벌가·스타트업 창업가의 이혼소송에도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 CVO는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해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등 대형 IP를 성공시킨 인물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중국 텐센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게임개발 및 메타버스 콘텐츠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스마일게이트의 지배구조, 향후 IPO 계획, 국내 게임산업 내 비상장기업의 자산 평가 기준에까지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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