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합산 영업익 작년비 40%↓..해킹·실적 부진에 수장 교체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해킹' 직격탄을 맞은 이동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아래로 주저 앉았다.
7일 SKT·KT·LG유플러스에 따르면 3사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43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조2434억원에서 40.2% 감소했다.
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매출은 15조115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4조9880억원에서 0.9% 늘었다.
업체별로는 희비가 갈렸다. SK텔레콤은 대규모 해킹 여파로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붕괴됐다. LG유플러스는 희망퇴직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KT는 클라우드와 부동산 부문이 선방하며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4분기엔 소액결제 피해로 인한 고객 이탈이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해킹 사태로 위기에 직면한 통신사들이 보안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AI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통신 본업만으로는 수익성 방어가 어렵기 때문에, 향후 이동통신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AI와 보안·신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해킹 직격탄 SKT, 수익성 붕괴…KT·LG유플 '선방'
SKT의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9% 급감했고 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3조9781억 원으로 12.2% 줄었다.
4월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7월부터 위약금 면제와 요금 감면 조치가 시행되며 가입자 이탈이 가속됐다. 여기에 8월 시행된 ‘고객 감사 패키지’(요금 50% 감면,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등)로 약 5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1348억원 과징금이 반영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동통신 매출이 전분기 대비 5000억원 감소하는 등 대부분이 해킹 사고의 직접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AI 사업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대비 35.7% 증가한 1498억원을 기록했고, 인공지능 전환(AIX) 관련 매출도 557억원으로 집계됐다.
SKT는 AWS·오픈AI와 협력해 서남권 전용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착수했으며, 서울 구로 지역에도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김 CFO는 “창사 이래 가장 힘든 반년을 보냈지만, 위기를 AI 사업 성장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6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3% 감소했다. 1500억원 규모의 희망퇴직 비용을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3117억원으로 지난해 3045억원 보다 2.4% 늘었다.
매출도 4조108억원으로 5.5% 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순이익은 491억원으로 63.6% 줄었다.
무선 사업에서 5G 단말기 가입 비중이 확대되고, 알뜰폰(MVNO) 회선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전체 무선 회선은 3026만개로, 사상 최초로 가입회선 3000만개를 돌파했다.
MNO(자사망) 회선은 2120만개, MVNO는 905만개에 달했다. 스마트홈(인터넷·IPTV) 부문 매출도 기가인터넷 확산에 힘입어 6734억원을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평촌 2센터 가동률 상승과 신규 DBO(설계·구축·운영) 사업 진출 효과로 AI DC 매출은 전년 대비 14.5%, 전 분기 대비 7.1% 늘어난 1031억원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파주에 신규 AI DC를 구축 중이며, 코람코자산운용과 협업해 외부 고객 대상 DBO 사업으로 확장 중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는 “마케팅 효율을 높여 비용 구조를 안정화하고, AI DC와 디지털 기반 유통 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KT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개선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53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매출은 7조1267억원, 순이익은 4453억원으로 각각 7.1%, 16.2% 늘었다.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분양이익과 함께 kt cloud·KT에스테이트·미디어 부문 성장세가 실적을 이끌었다.
무선 서비스 매출은 4.7% 늘었고, 5G 가입자는 전체의 80.7%를 차지했다. 유선 사업도 1.5% 증가, 인터넷 매출은 2.3%, 미디어는 3.1% 상승했다.
KT는 올해부터 AI 대규모언어모델(LLM) 라인업을 완성하며 AI 전략을 본격화했다. 7월 자체 개발 모델 ‘믿:음 K 2.0’을 공개한 데 이어, 9월에는 MS 협력 기반 ‘SOTA K’와 Meta 오픈소스 모델 ‘Llama K’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산업별 AI 전환(AX) 솔루션을 제공하는 ‘KT 이노베이션 허브’를 개소했다. 이곳은 양사 AX(인공지능 전환) 전문 인력이 협업해 B2B(기업 간 거래) 고객이 AX 솔루션을 직접 체험하고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산업별 맞춤형 지원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KT는 최근 무단 소액결제 피해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었다. 피해 고객 보호를 위해 전 고객 대상 USIM 무상교체, 소액결제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 등 재발 방지책을 시행 중인데, 이는 4분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 해킹과 실적 부진에 수장 교체…통신 3사, 신뢰 경영 시험대
해킹 사태와 실적 부진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통신사들은 수장을 교체하며 신뢰회복에 나섰다.
SKT는 유영상 CEO(최고경영자)가 물러나고 후임에는 AI 윤리·보안 전문가인 정재헌 전 대외협력 사장이 선임됐다.
펨토셀 해킹과 늑장 대응 등으로 물의를 빚은 KT 김영섭 대표는 연임을 포기했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 논의를 시작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식 개시했으며, 연내 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SKT·KT에 비해 피해 규모가 적고 직접적 피해도 확인되지 않은 만큼 수장 교체 없이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경영 쇄신을 주도할 전망이다. 홍 대표는 구광모 회장이 직접 영입한 전략통으로,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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