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의 미국 보험사 인수 첫 사례

[포쓰저널] DB손해보험이 국내 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보험사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DB손보는 26일 미국 특화보험사 ‘더 포테그라 그룹(The Fortegra Group, Inc.)’의 발행주식 전량을 16억 5천만 달러(약 2조3천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팁트리(Tiptree Inc., NASDAQ:TIPT) 및 워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 LLC)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DB손보 자체 보유자금으로 집행될 예정으로, 국내 보험사 해외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번 거래는 미국 및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와 종결 조건을 거쳐 2026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DB손보는 1984년 괌지점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제2의 DB손해보험'을 세운다는 목표 아래 해외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이번 인수로 DB손보는 세계 최대 손해보험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본격적으로 진입, 안정적인 글로벌 성장 플랫폼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이번 인수는 국내 보험사가 처음으로 미국 보험사를 매입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DB손보는 이를 통해 ▲글로벌 보증보험 시장 진입, ▲국가·보종 차원의 리스크 분산, ▲수익 안정성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포테그라는 1978년 설립된 글로벌 보험그룹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본사를 두고 있다. 스페셜티보험(51%), 신용·보증보험(36%), 보험 관련 서비스(13%)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미국 전역과 영국·이탈리아 등 유럽 8개국에서 영업 중이다.
2024년 기준 원수보험료(GWPPE)는 30억 7천만 달러(약 4조4천억 원), 순이익은 1억 4천만 달러(약 2천억 원) 규모다.
최근 10년 평균 합산비율은 90%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글로벌 신용평가사 AM Best로부터 A- 등급을 받았다.
DB손보는 국내 보험시장이 저출산·고령화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중국·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적극 확대해왔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현지 손보사 VNI와 BSH 지분을 인수해 현지 상위 10대 보험사 가운데 3곳을 확보하며 동남아 시장을 공략했다.
박기현 DB손보 해외사업부문장은 “이번 인수는 DB손보가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는 분수령”이라며 “포테그라의 전문성과 DB손보의 네트워크·자본력을 결합해 고객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와 국가 경제 기여라는 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리차드 칼바흐 포테그라그룹 CEO는 “DB손보와의 협력은 포테그라의 새로운 여정을 여는 계기”라며 “함께 글로벌 선도 보험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팁트리 이사회 의장 마이클 반즈는 “포테그라와의 지난 10년 성장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회사의 성공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고, 워버그 핀커스의 댄 질버만 대표 역시 “DB손보가 포테그라의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