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고비사막 사막화 악화
중국-몽골 생태 안보 장벽 공동 건설 논의

[포쓰저널=장성열 기자] 중국과 몽골이 갈수록 심화되는 고비사막 일대의 사막화와 모래 폭풍에 맞서기 위한 생태 안보 장벽을 구축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기 2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두 국가는 공동으로 고비사막 주위의 '녹색 만리장성(Great Green Wall)'을 확장하기로 했다.
몽골 국토의 80%는 사막이다. 몽골의 사막화 문제는 중국과의 국경을 넘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북부와 북동부, 몽골 남부 지역에 걸쳐 있는 고비 사막은 최근 몇 년 동안 강풍과 사막화 심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진 모래 폭풍의 주요 발생지다.
고비 사막은 몽골과 중국의 국경 사이에 있는 동서 1500 km,남북 800 km, 면적 129만 5천 km²에 이르는 초대형 암석 사막이다.
2021년 중국은 10년 만에 최악의 모래 폭풍을 겪었다. 황사와 먼지가 북부 12개 성을 뒤덮어 오염 수준이 급등했고 인명 피해도 일어났다.
최근 수십 년간 중국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막인 고비 사막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조림 및 모래 관리 노력을 기울였다.
녹색 만리장성으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중국 국경 내에서 발생하는 모래 폭풍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몽골의 기상 조건으로 인해 심각한 모래 폭풍이 발생하며 이러한 노력이 국경 너머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중국과학원(CAS)과 몽골과학원(MAS) 연구원들은 6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만나 중국과 몽골 간 생태 안보 장벽 공동 건설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과학원 지리과학 및 천연자원연구소는 웹사이트를 통해 "급격한 기후 변화와 더불어 재해 증가 및 모래 폭풍과 같은 생태적 위험은 몽골에 심각한 생태적 영향을 미쳤다"며 "뿐만 아니라 국경 간 전파를 통해 중국에 심각한 생태적 위협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의 일환으로 양국 전문가들은 몽골 중부 고비슘버 주의 '생태 장벽 건설 핵심 지역'에 대한 현장 조사를 수행했다.
중국과학원은 이번 탐사와 회의에 대해 "중국과 몽골이 생태 안보 장벽 공동 건설, 기후 변화 대응, 사막화 및 모래 폭풍 방지, 그리고 녹색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유엔(UN)에 따르면 몽골 국토의 약 77%는 과도한 방목과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황폐화됐다. 몽골 전역의 기온 상승과 강우량 감소는 광범위한 가뭄과 사막화를 초래했다. 이러한 추세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몽골은 지난 10년 동안 12개 이상의 환경 보호 계획과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하지만 작년 4월 학술지인 'Land'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몽골의 계획들은 사막화를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 중국과학원 신장 생태지리연구소는 2000년에서 2020년 사이 중국의 사막화가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몽골에서는 사막화가 계속해서 확대되었다고 지적했다.
강력한 바람과 건조한 모래, 토양 조건으로 인해 몽골에서는 매년 수십 건의 모래 폭풍이 발생한다. 가장 심각한 모래 폭풍은 봄과 초여름에 발생해 몽골과 중국에 영향을 미치며, 한반도에까지 도달한다.
2021년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발생한 강력한 모래 폭풍 외에도 2023년의 모래 폭풍은 후난성까지 남쪽으로 뻗어 있는 중국 18개 성과 시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오랫동안 북부 지역의 사막화와 모래 폭풍과 싸웠다. 1970년대에는 고비 사막의 일부를 안정화하기 위해 '삼북 방풍림 계획'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숲과 관목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가 포함된다. 중국의 '녹색 만리장성'은 수도 베이징의 모래 폭풍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중국은 더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여기에는 중국 최대의 사막인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나무, 관목, 태양광 패널 등으로 구성된 모래 관리 벨트로 3050㎞을 둘러싸는 것을 포함한다.
올해 초에는 내몽골 자치구 서쪽 끝의 세 사막을 아우르는 1856㎞의 모래 관리 벨트가 완공되었다. 이러한 사업은 사막화 확장을 억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완공에 수년이 걸린 대규모 사업이었다.
여러 중국 기관은 2017년부터 몽골의 사막 복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국영 방송사 CGTN에 따르면 몽골 북부 불간성의 27㏊(헥타르) 규모의 모래언덕 안정화 및 식생 회복 프로젝트가 포함된다.
이후 몇 년 동안 초원 모니터링, 사막화 방제, 나무 및 관목 심기 등 여러 다른 프로젝트가 시행되었다. 2023년에는 울란바토르에 중국-몽골 사막화 방지 및 통제 협력 센터가 설립됐다.
중국과학원은 협력 센터가 중국의 ‘몽골에서 확립된 조림, 잔디 심기 및 모래 방제 기술과 모델’의 공유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남쪽 가장자리를 가로지르는 7700㎞에 달하는 사막화 방지 사업에도 전문 지식을 제공했다고 SCMP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