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경찰서, 이 의원-차 보좌관 '금융실명법 위반' 입건

차명 주식거래 의혹이 제기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뒤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8.5./연합
차명 주식거래 의혹이 제기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뒤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8.5./연합

[포쓰저널] 주식 차명 거래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62·전북 익산시갑)이 5일 오후 민주당을 탈당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 사임서도 제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오늘 하루 저로 인한 기사들로 분노하고 불편하게 해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변명의 여지없이 제 잘못이다"고 했다.

이어 "신임 당 지도부와 당에 더이상 부담드릴 수는 없다고 판단해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 사임서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로 인한 비판과 질타는 오롯이 제가 받겠다"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민주당도 권향엽 대변인 명의의 공지 문자에서 "오늘 오후 8시경 이춘석 의원이 정청래 당 대표에게 전화로 '당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 자진탈당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전했다.

권 대변인은 "정 대표는 '본인이 자진 탈당을 하면 더 이상 당내 조사나 징계 등을 할 수 없는 만큼, 의혹에 대한 진상은 경찰의 철저한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주식 거래를 하면서 타인 명의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한 매체는 이 의원이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스마트폰 MTS(모바일 증권거래 앱)를 이용해 차 모 씨의 명의로 주식거래를 하는 모습을 포착한 장면을 보도했다.

스마트폰 MTS 화면에는  계좌주가 차 모씨고, 네이버(NAVER) 150주와 LG CNS 420주, 카카오페이 537주 등 약 1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나타나 있다.

네이버 주식을 △23만7000원에 5주 △23만4500원에 5주에 정정주문한 내역과 △23만3500원에 5주 신규주문한 내역도 사진에 담겼다.

계좌주인 차모씨는  이 의원의 보좌관이어서 차명 거래 의혹과 함께 미공개 정보 이용 및 이해충돌 여지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네이버와 LG씨앤에스는 인공지능(AI) 관련주인데, 이 의원은 AI 정책 수립을 맡는 국정기획위원회 경제 2분과장이다. 경제 2분과는 AI와 중소벤처, 과학기술과 관련한 정책 수립을 맡고 있다.

정부는 전날 오후, 국가대표 AI 프로젝트 대상 기업 5곳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네이버와 LG가 포함됐다. 다만 해당 종목 매입이 언제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하다.

특히 MTS 화면 상단에 '신용'이라고 표시돼 있는 건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는 뜻으로, 위험 부담이 커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주로 활용된다.

이 의원은 당초 차명거래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이전 페이스북 글에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식화면을 열어본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타인명의로 주식계좌를 개설해서 차명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으며, 향후 당의 진상조사 등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계좌주로 표시된 차씨도 언론에 “의원님은 직접 주식을 거래하지 않는다. 주식 투자와 관련해 조언을 자주 구하고 있다”며 “어제는 휴대전화를 착각해 본인의 휴대전화를 의원님이 들고 본회의장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이 의원과 차씨를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사용한 주식 계좌의 명의자인 보좌관 차씨는 방조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경찰은 이날 '비자금 조성 목적이 의심되는 이 의원의 차명 거래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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