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14명 최다 피해..가평서도 6명 사망·실종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 가동..특별재난지역 추진
정체전선 북상 장마 종료..남부지방 중심 폭염경보

[포쓰저널] 16일부터 닷새간 중-남부 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지금까지 16명이 사망·실종되는 등 전국에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 기준,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14명, 실종자는 12명에 이른다.
정부는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 중이다.
경남 산청에서 이번 폭우로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는 산사태 등으로 인해 8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경기도 가평에서도 폭우 피해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돼 소방당국이 집중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 오산 1명, 충남 서산 2명, 당진 1명 등이 사망자로 확인됐다.
실종자는 광주 북구에서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중대본은 구조 및 수색작업이 계속 진행 중인 만큼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산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대본과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공공시설 피해는 도로 침수, 토사유실, 하천 제방 붕괴 등 1920건, 주택 침수와 농경지 피해 등 사유시설 피해는 2234건으로 집계됐다.
14개 시도, 90개 시군구에서 총 9694세대, 1만3209명의 주민이 일시 대피한 상태다.
이재민을 위한 임시대피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정부는 구호물품 등을 통해 이들의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부터 20일 오전 5시까지의 누적 강수량은 산청 시천면이 793.5㎜로 가장 많았고, 합천 삼가 699.0㎜, 하동 화개 621.5㎜, 창녕 도천 600㎜, 충남 서산 578.3㎜, 전남 담양 봉산 552.5㎜ 순이었다.
일 강수량으로는 20일 오전 10시 기준 경기 가평이 197.5㎜, 의정부 178.5㎜, 양주 154.5㎜ 등으로 수도권 지역에 강한 비가 집중됐다.
호우로 인해 항공편도 영향을 받았다. 지금까지 총 58편의 항공기가 운항에 차질을 빚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 통제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오늘부터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해 피해 대응에서 복구로의 공백 없는 체계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행안부와 각 부처, 지자체는 가용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신속한 응급복구에 나서고, 피해 지역에 대해서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대통령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이재민들이 임시대피시설에서 생활하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꼼꼼한 구호물품 지원과 함께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자체에 당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남 산청군 현장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급파했다.
총리실은 “김 총리가 산청군 등 중부·남부 지역의 이례적인 집중호우로 다수의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신속한 수습과 복구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리실은 “내일은 재난 대응 주무부처인 행안부 장관이 피해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주민들을 위로하며 세심한 복구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향후 기상 상황과 피해 규모에 따라 복구 인력과 예산을 추가 투입하는 등 피해지역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폭우가 그치면서 날씨는 당분간 다시 극심한 폭염 현상을 보일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동쪽 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이 북상, 중부지방도 이날로 장마가 종료된다.
앞으로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은 상태가 이어지겠다.
남서풍 또는 서풍이 불며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와 무더위가 나타나겠다.
서울과 충남 보령, 전남 해남·장흥·진도·목포·완도, 제주 등에서는 이미 지난밤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가 나타났다.
완도엔 폭염경보, 산지·중산간을 제외한 제주와 전남 장흥·강진·영암·무안, 광주, 강원 강릉·동해·삼척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