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호 전 부회장 등 5명 징역형
회사측 "위법 고의성 없어.. 항소"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HD현대오일뱅크 전·현직 임원들이 페놀을 포함한 폐수를 불법배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과 함께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6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오일뱅크 강달호(67) 전 대표(부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현대오일뱅크 안전생산본부장이었던 정모 씨는 징역 1년 2개월, 고영규 HD현대케미칼 대표는 징역 1년, 이정현 현대OCI 전 대표는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전현직 임원 2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무죄를, 회사 법인은 벌금 5천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강 전 대표 등 실형 선고 피고인 4명에 대해선 모두 법정구속을 명했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이 상당히 길고 내부제보자의 공익신고가 없었다면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며 인근 주민들의 악취 민원으로 관할 행정관청의 점검·단속이 있을 때만 폐수 공급을 중단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개시된 이후 깨끗한 물을 증가시켜 페놀 함유량을 낮추는 등 범죄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양형 이유에 대해 "사건 이후 폐수 공급을 중단했고 페놀 저감 효과가 다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 전 대표 등은 2019년 10월∼2021년 11월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의 폐수 배출시설에서 나온 페놀 및 페놀류 함유 폐수 33만t을 자회사인 현대OCI 공장으로 배출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 10월∼2021년 11월 페놀 폐수를 자회사 현대케미칼 공장으로 배출한 혐의, 2017년 6월∼2022년 10월 대산공장에서 나온 페놀 오염수 130만톤을 방지시설을 통하지 않고 공장 내의 가스세정 시설 굴뚝으로 증발시킨 혐의 등도 적용됐다.
앞서 2023년 1월 환경부에서 해당 사안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통지했을 때 회사 측은 "폐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한 것으로, 재활용 후 적법한 기준에 따라 방류해 환경오염이나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초 만들어진 폐수를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처리 후 재사용한 것은 적법하나 처리 안 된 '원 폐수'를 다른 시설로 보내 재사용한 것은 불법 배출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1심 판결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및 법리 판단 등에 수긍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 즉시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 내 가스세정시설을 통한 대기 중 배출 혐의와 관련, 오염 물질이 배출됐다는 직접 증거가 없다"며 "오염물질의 대기 중 배출 사안에 대해 물환경보전법 적용은 무리한 법 적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무엇보다 위법의 고의성이 없었고, 외부로의 배출은 없었기 때문에 환경오염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