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재용 최후변론 등 진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10월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문기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년10월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문기수 기자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상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항소심 재판이 25일 결심공판을 갖고 마무리될 예정이다.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시세조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위반(분식회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직함은 합병 당시 기준)과 삼성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장충기 차장·김종중 전략팀장·이왕익 전략1팀 임원·김용관 전략1팀 임원,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이영호 경영지원실장·김신 상사부문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김동중 경영지원실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11명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에서는 삼성증권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변론이 진행됐다.

검찰과 변호인 변론이 2시간씩 길게 이어지자, 이 회장은 연신 하품을 하는 등 지루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검찰은 "삼성증권 PB(프라이빗 뱅커) 직원들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는 의결권 확보 작업이 합법적이었다는 피고인들 주장과 달리 실제로는 삼성증권 직원들이 일부 주주들을 3번 혹은 5번씩 찾아가는 등 합병 찬성을 위한 의결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부정거래 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직원들이 이처럼 부정거래행위를 저지르게 된 건 찬성 의결권 확보 실적을 지점평가로 삼으려고 하는 등 미전실 등 상부에서 실질적으로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삼성증권이 직원들의 적법한 찬성 의결권 확보 활동을 위해 법률자문을 받아 대본(스크립트)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합병에 찬성하는 의결권 확보를 위해 상부 지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재판부는 "PB들의 의결권 위임장 권유 부분에 다소 규칙 위반이 있었다는 듯한 인상이 든다"며 "위임을 거부했는데도 5번씩 찾아가는 등 현장에서는 대본대로 하지 않는 것 아닌가. 지점별 현황을 평가에 반영하려다 언론에 보도되자 중단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 측은 적법한 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일부 일탈행위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 측은 "사실 저희(변호인들)도 PB들이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했는지 잘 모른다. 검사들도 잘 모를 것이다. 워낙 주주들이 많아 조사가 잘 안됐다. 원칙적으로는 삼성물산 IR직원과 삼성증권 PB직원들이 어레인지(연결)하도록 했는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일탈행위가 있었을 것 같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스크립트 대로 하라고 지시했던게 맞다"고 했다. 

검찰은 "PB들의 행위 등 부정행위들 보면 이 사건 무리한 합병을 위해 유력한 주주를 직접 접촉해 위계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KCC, 국민연금, 메이슨, 블랙록 등  국내외 주주들에게 접촉해 합병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행동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 측이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 보고서를 국내에서는 비중없다면서도, 해외 주주들에게는 적극 활용한 점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해외 주주통신문을 보면 (합병비율 등에 대해) 안진 딜로이트가 독립적인 평가를 했다고 나오는 등 주주나 관계자들에게 (합병) 정당성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 걸로 돼있다. 안진은 외부 유출을 걱정하기도 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종합변론에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내법상 상장사 간 합병비율은 주가를 바탕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먹히지 않았을 것이다"며 "외국 투자자들에게 '국내법상 문제없다'라고 하면 설명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밸류가 적정하다고 설명하기 위해 안진 보고서가 사용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25일 오후 2시 결심공판을 열어 양측의 종합 변론을  진행하고 이 회장 등 피고인들의 최후 변론을 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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