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GWh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
“고수익, 고사양 전기 상용차 시장 진입"
2026년부터 폴란드 공장서 생산해 공급 예정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전기차 캐즘(Chasm, 과도기적 수요정체) 탈출 조짐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포드 모터와 고부가가치 제품인 상용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대규모로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총 10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계약 물량인 109GWh는 일반 전기차 130만∼140만대, 전기 상용차 100만대 이상에 탑재될 수 있는 물량이다.
계약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셀 기준으로 약 13조원 수준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모듈을 포함하면 매출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해당 물량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공급 계약에는 지난해 양사가 추진한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법인 공급 물량과 신규 추가 수주 물량 등이 포함돼 있다.
계약은 총 2건으로 ▲2027~2032년 6년간 75GWh ▲2026~2030년 5년간 34GWh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양사는 지난해 초 튀르키예 앙카라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 기존 생산공장에서 물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한 바 있다.
LG엔솔 관계자는 “포드와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폴란드 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의 차세대 핵심 상용차 모델에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성공시킴으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전기 상용차는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차량 한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거리도 길다. 라이프사이클(모델 교체주기) 또한 길고 눈과 비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운행하는 경우가 잦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고객사들은 배터리 공급사를 결정할 때 ‘고출력’, ‘장수명’ 등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 및 기술력을 갖춘 ‘프리미엄 배터리’를 선호한다. 그만큼 평균 단가가 높고 장기 계약도 가능해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고부가 시장으로 평가된다.
LG엔솔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 시장은 수익성이 높으나 승용차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 업계에서도 섣불리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이 고객의 높은 요구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성능과 품질 경쟁력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은 가파른 성장 추세다.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유럽 전기 상용차의 경우 연평균 성장률이 약 36%에 달한다.
2030년 기준 유럽 상용차 시장 내 전기차 침투율은 50%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CEO(최고경영자) 김동명 사장은 “포드와의 이번 계약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라며 “탄탄한 현지 생산능력을 적극 활용해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 오던 포드 머스탱 마하-E용 배터리를 2025년 내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합의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북미 시장 환경을 적극 활용해 사업 효율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