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최근 해외 은행권의 생성형 AI 활용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은행 생산성 제고가 기대되고 있지만 공급업체가 제한적인 만큼 제3자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6일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해외 은행권의 생성형 AI 활용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은행이 활용하는 AI 기술은 전통적 AI에서 생성형 AI로 확장되고 있으며 적용 분야도 기존의 대고객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대출 등 은행의 핵심 비즈니스로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AI가 활용되는 분야로 △대고객 지원 △투자 및 자산관리 △대출 심사 △컴플라이언스 등이 제시됐다.
금융산업에서 AI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곳은 대고객 업무로 AI 기반의 챗봇·가상비서 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있다. 은행권 AI 챗봇의 경우 아직 전통적 AI의 비중이 크지만 생성형 AI의 적용도 확대되는 추세다.
영국 은행 중 최초로 냇웨스트(NatWest)는 6월 생성형 AI를 적용한 가상비서 서비스 코라(Cora)+를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네오뱅크 Bunq는 지난해 12월 유럽 최초로 생성형 AI 챗봇인 ‘핀(Finn)’을 출시한 바 있다.
싱가포르 DBS은행은 연말경 생성형 AI 비서 ‘CSO 어시스턴트(Assistant)’를 출시할 계획이다.
자산관리 분야를 보면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운용자산은 2019년 217억달러에서 2023년 1조3700억달러로 연평균 182%씩 증가했다.
다만 증가 속도는 매년 둔화되고 있으며 시장 전체 운용자산 대비 비중도 미미한 것으로 진단됐다.
은행들은 생성형 AI 활용을 통한 서비스 개선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JP모건의 자산관리 부문은 자동화 투자 프로그램은 종료했지만 △퀘스트 인덱스(Quest Index) GPT △LLM 스위트(Suite) △머니볼(Moneyball) 등 생성형 AI 도구를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업무에 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심사 분야에서는 AI 기술 적용으로 반복 업무가 자동화되며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여력이 생기고 차주에 대한 정확한 신용위험 평가를 통해 금융포용도 확대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예컨대 핀테크 업체 제스트(Zest) AI는 생성형 AI 기반의 대출 승인 소프트웨어를 은행권에 제공했는데 이를 활용한 은행들의 대출 승인이 25% 증가해 유색인종, 여성, 노인 등이 수혜를 받았고 리스크는 일정하게 유지됐다는 평가다.
컴플라이언스와 관련해서는 은행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금융범죄, 자금세탁, 테러자금 조달 등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은행과 고객들의 손실위험이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 제시됐다.
보고서에서는 도이치방크(Deutsche Bank)의 사례가 제시됐다.
도이지방크의 ‘블랙 포레스트(Black Forest)’는 모든 자금이동을 규모, 빈도 등 다양한 기준에 의거해 검토하고 전형적 패턴에 부합하지 않는 거래가 포착되는 경우 회계 관리자에 보고한다. 회계 관리자는 의심거래로 판단 시 관련 부서로 전달한다.
영국의 챌린저뱅크 레볼루트(Revolut)는 2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카드사기 보호 서비스를 출시했다. AI가 사기 가능성이 높은 결제를 거부하고 고객들을 잠재적인 사기피해로부터 보호한다.
생성형 AI 기술 활용으로 은행의 지점·인력구조 변화와 생산성 제고가 기대되고 있다.
씨티(Citi)에 따르면 은행 직무 중 54%는 AI로 인해 자동화될 가능성이 크고, 12%의 직무는 AI 활용으로 직원들의 업무 수행능력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보고서에서는 노동력의 완전 대체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서 읽기 등 단순 작업은 AI를 통해 빠르게 자동화될 수 있지만 챗봇, 자문 등 인적 교류가 요구되는 업무는 완전한 자동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황원정 책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AI 기술의 노동력 대체 방식 및 정도는 업무별로 상이하다. 업무의 전면 자동화보다는 인간이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을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직원들은 AI 도구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생성형 AI 활용에 있어 제3자 리스크 및 시스템 리스크는 유의할 점으로 지목됐다.
제3자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생성형 AI 모델 및 플랫폼에 대한 은행들의 의존도가 커짐에 따라 제3자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AI 공급업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개별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약화될 우려가 제기됐다.
생성형 AI 산업은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제한된 수의 공급업체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다수의 금융기관들이 소수의 AI 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 금융시스템이 단일한 장애를 겪을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다수의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AI 모델을 활용해 투자를 결정할 경우 시장 참여자들의 행태가 편향돼 가격 왜곡, 상관관계 증가, 쏠림 현상 및 버블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