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결제대행사 카드결제·환불 중지..위메프는 정상
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 티몬·위메프 선정산대출 중단
여행사 이어 백화점, 홍쇼핑업체 등 철수 도미노
큐텐그룹 산하 AK몰·인터파크커머스는 정상가동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Qoo10) 그룹 산하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며 이(e)커머스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큐텐그룹과 금융, 유통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KCP,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들이 티몬의 기존 결제건에 대한 취소와 신규 결제를 모두 막으며 소비자 환불과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티몬에선 신용카드,  무통장입금,  페이 등의 결제가 막혔고  휴대폰 소액 결제만 되고 있다.  고객은 환불 요청시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현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위메프의 결제 및 환불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 등은 티몬, 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선정산대출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가 전자상거래 업체로부터 정산되지 않은 판매대금을 은행에서 먼저 지급받은 뒤 정산일에 은행이 전자상거래로부터 정산금을 대신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다.  

자금이 필요한 판매자들은 전자상거래에서 상품 판매 후 정산까지 최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선정산대출을 주로 이용한다.

위메프와 티몬에서 판매되는 여행상품과 백화점·홈쇼핑 상품  등 상당수 소비재 판매도 중단됐다.

롯데백화점은 19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철수했고, TV·데이터 홈쇼핑 업체들도 속속 상품을 내리는 등 대형 유통사들도 차례로 발을 빼고 있다. 중소 상공인까지 탈출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22일부터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 패키지 상품, 숙박권,  항공권 등에 대한  판매자 상품 취소 사례가 속출하며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출발 일정이 임박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구매 취소 공지를 받은 소비자들이 여름 휴가를 망쳤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현재까지 위메프와 티몬 정산금 지연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는 최소 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티몬·위메프 측은 "어디에서 나오는 근거인지 알수 없다"며 확인하지는 않았다.

티몬과 위메프는 전날  제3의 금융 기관과 연계한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사태를 진화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고객들이 결제하면 회사가 대금을 보관하다가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되는 구조였다. 새 시스템은 제3의 금융 기관에서 대금을 보관하고, 고객들의 구매 확정 이후 판매자들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에스크로 형태다. 티몬과 위메프도 여기서 상품 판매에 대한 플랫폼 사용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큐텐그룹 온라인 쇼핑몰은위메프, 티몬, AK몰, 인터파크커머스, 큐텐이 있다.

AK몰과 인터파크커머스는 이번 사태에서 비켜나 정상가동되고 있다. 

정부는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사태에 따라 이커머스 정산 주기와 대금 보관방식, 규모 등에 대한 일제점검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판매금 정산주기가 긴 것을 이용해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금을 다른 사업에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긴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티몬은 거래가 이뤄진 달의 말일로부터 40일 이내에 정산한다. 위메프는 판매된 달 말일을 기준으로 두달 후 7일 정산한다. 정산까지는 최소 40일 최대 60일이상 걸리는 셈이다. 

G마켓·옥션이나 11번가, 네이버 등 판매자 상품을 중개하는 오픈마켓은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면 바로 다음 날 판매자(셀러)에 판매대금 100%를 지급한다.

고객이 구매 확정을 하지 않을 경우 7∼8일 뒤 자동으로 구매 확정이 되기 때문에 늦어도 10일 이내에 정산이 완료된다.

쿠팡의 판매자는 주정산과 월정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주 정산은 판매된 주 일요일에서 영업일 15일(휴일 제외)이 지난 후 70%를 정산하고서 두 달 후 1일 나머지 30%를 준다. 정산이 완료되기까지 평균 40∼50일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큐텐그룹의 유동성 문제는 2월 미국 기반의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1억7300만달러(dir 23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심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터지며 판매자들의 이탈이 본격화,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와 티몬 등 큐텐그룹 계열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는 모두 6만곳이다. 

위메프·티몬·규텐 등 3개사의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9000억원에 이른다.

6월 기준 위메프와 티몬 결제액은 각각 3082억원과 8398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국내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 8652억원이다.

티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205억원, 영업손실은 1526억원. 당기순손실은 1663억원이다.

위메프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385억원, 영업손실은 1025억원, 당기순손실은 882억원이다.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2008년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한 뒤 싱가포르로 건너가 2010년 창업했다

구 대표는 2022년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AK몰, 위시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6월 미국 나스닥 상장이 지연되며 자금난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큐텐 구영배 사장./사진=큐텐
큐텐 구영배 사장./사진=큐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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