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허 회장 등 '부당노동행위' 3차 공판기일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제빵사들에 대한 민주노총 노동조합 탈퇴 종용 등 혐의로 기소된 황재복(63) SPC 대표가 "허영인 SPC 회장(75)의 지시가 없었다면 노조원 탈퇴 종용은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조승우)는 허 회장을 비롯해 황 대표, 백모(구속) 홍보실장 등 SPC 간부 18명과 (주)피비파트너스 법인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세 번째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황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됐다.
황 대표는 지난 공판에 이어 민주노총 노동조합에 대한 탈퇴 종용이 허 회장의 지시하에 이뤄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황 대표는 “허 회장은 피비파트너즈 노조(한국노총 소속)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 반면 소수노조인 파리바게뜨 지회(민주노총 소속)에 대해서는 경영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며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했다.
특히 파리바게뜨 지회가 지속적으로 집회 시위를 펼쳐온 점을 허 회장이 못마땅해했다고 황 대표는 진술했다.
황 대표는 “2021년 1월 말 지회의 집회가 계속되자 허 회장이 (민주노총 노조) 탈퇴 종용을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해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을 줄이는 작업을 지시했으며 허 회장에게 조합원 현황을 지속적으로 보고해왔다”고 했다.
황 대표는 “2019년 민주노총 소속 지회장이 근로자 대표로 선출되자 허 회장이 ’어떻게 피비노조가 질 수있냐‘며 질책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비노조 조합원을 과반수로 만들면 근로자 대표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보고하자 허 회장을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며 “이후 피비노조 모집작업이 실시됐으며 단기간에 피비노조 조합원 수가 증가했다”고 했다.
황 대표는 “피비노조 조합원이 과반수가 되면서 민주노총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가 상실되자 허 회장이 칭찬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황 대표는 “허 회장의 지시가 없었다면 탈퇴 종용 작업은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노총도 우리 회사의 직원이라 생각했으며 그들과 되도록 좋은 관계를 맺고자 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일로 100여 명이 직원들이 조사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금이라도 진실을 말해 잘못된 일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허 회장 측은 “공동 피고인들이나 관련자들이 검찰에서 한 진술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진술 내용과 검찰 공소사실이 서로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리적으로는 부당노동행위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투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7월 19일로 정했다.
허 회장 등은 피비파트너즈 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가 사측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거나 2018년 1월 이뤄진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사측에 비판적인 활동을 이어가자 2021년 2월~2022년 7월 해당 지회 소속 조합원 570여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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