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P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30년까지 기온상승 1.5도 억제 가능성 14% 불과"

아마존 열대우림에 화재가 발생해 나무가 불타고 있다./사진=AP연합
아마존 열대우림에 화재가 발생해 나무가 불타고 있다./사진=AP연합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수준이 바뀌지 않는다면, 세기말인 2100년도까지 지구 온도가 섭씨 2.5~2.9도 상승해 지구 온난화가 한계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일(현지시간) 펴낸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를 통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지구 온난화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협정에서 산업화 이전 대비 세계 기온 상승 폭을 섭씨 2도, 가능하면 1.5도로 억제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각국이 자체 자원과 역량에 맞춰 진행하는 무조건적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모두 이행해도 2100년까지 기온 상슥 폭이 2.9도에 달할 가능성이 6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추세로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지구상의 많은 지역들이 근본적으로 인간이 거주할 수 없는 장소로 바뀔 것이라고 경고가 보고서에 담겼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3도 상승할 경우 극 지대 대륙 규모 얼음덩어리인 빙상이 녹아내리고, 아마존 열대우림이 가뭄으로 사라지는 등 세계가 여러 불가역적 재앙의 임계점을 넘어 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각국이 무조건적 NDC에 더해 국제적 수단 등 외부적 지원에 의존하는 조건적 NDC까지 이행한다고 해도 같은 기간 기온 상승 폭이 여전히 재앙 수준인 2.5도에 이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환경저널리스트 마크 라이너스 ‘6도의 멸종’에 따르면 지구온도가 2도 오르게 되면 세계에서 사용가능한 물이 20~30% 감소하고, 해빙으로 해수면 7m 상승하고, 4000만~6000만명이 말라리아에 노출된다.

지구 온도 3도가 오르게 되면 기근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만~300만명에 달하고, 연간 1억6000만명이 해안침수로 피해를 입으며, 20~50% 생물이 멸종위기를 겪고,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된다.

이번 배출량 격차 보고서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분량과 파리협에서 제시된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전체적으로 감축해야 할 배출량 간 차이를 다루고 있다.

지난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대비 1.2% 늘어난 574억톤(t)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작년 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이번 보고서의 2100년 기준 기온 상승 예상치는 작년 보고서의 2.4∼2.6도 상승보다 더 높아졌다.

각국이 현 NDC를 이행할 경우 2030년까지 세계 배출량은 550억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 상승 폭을 파리협약 상 1차 목표인 1.5도로 묶으려면 배출량을 330억t으로 42% 감축해야 할 것으로 추산돼 220억t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하면 2030년까지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억제할 가능성은 14%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기온 상승 폭을 그다음 목표인 2도로 막기위해 필요한 배출량은 410억t으로 전년배출량보다 25% 더 줄여야 한다. 이 경우 배출량 격차는 160억t에 달한다.

올들어 9월 말까지 세계 일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한 날이 86일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10월 전체 기간과 11월 1~2주의 기온 상승 폭도 1.5도를 넘어섰으므로 실제로 1.5도 이상 상승한 날은 127일에 이른다는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김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의 분석도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에서 각국이 극적인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도자들이 더 이상 문제를 뒤로 미룰 수 없다. 우리는 길에서 벗어났다"며 세계가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결정적인 조치를 취해 "추세를 뒤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의 주 저자인 덴마크의 기후 싱크탱크 콘시토의 안네 올로프는 2년간 오직 9개국만 새로운 감축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미국과 유럽 몇몇 국가들은 전망치보다 조금 개선된 정책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경우 3750억 달러(약 483조원)를 청정에너지에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2030년까지 연간 배출량을 10억t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정부는 2021년 발표했던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일부 수정해 올해 3월 발표했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는 4억3660만t으로, 2018년(7억2760만t)대비 배출량을 40% 감축해야 달성 가능하다. 

감축 목표치 자체는 이전 계획안과 동일하지만, 세부내용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발전산업 등 전환부문의 경우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하도록 목표를 상향했고 ▲산업부문의 경우 현실적인 국내 여건을 고려하여 감축 목표를 하향했다. ▲수소부문의 경우 블루수소 증가를 고려해 감축 목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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