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광화문서 환경부 규탄 공동행동

21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욀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환경운동연합
21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욀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환경운동연합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환경단체들이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 규제 철회를 다시 되돌리고 일회용품 규제를 원안대로 시행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321개 환경단체들은 21일 서울 광화문과 전국 곳곳에서 환경부의 1회용품 규제 철회를 규탄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활동처장은 “국민들은 1회용품에 대해 누구나 할 것 없이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환경부가 국민들의 실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환경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앞서 환경부는 7일 ▲종이컵 규제 대상 제외 ▲플라스틱 빨대 및 비닐봉투의 계도기간 무기한 연장을 발표하며 1회용품 규제 철회를 발표했다.

해당 1회용품은 2022년 11월 24일 규제가 시행되었어야 했지만 이미 1년 계도기간으로 규제를 적용받지 않은 품목들이다.

이들은 종이컵의 경우 독일 등의 나라에서 규제되고 있고, 생분해성 비닐봉투는 재활용이 어렵고 매각, 소각될 수 밖에 없는 일회용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1회용품 규제에 대해 손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비자기후행동 서울 이수진 대표는 "종이컵을 규제하지 않겠다는 것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환경부가 오히려 그 의지를 꺽고, 국제사회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해결할 골든 타임은 이제 5년 6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는 일회용품 규제 철회를 전면 수정하고 탄소중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다양성재단도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 철회가 야생동물들을 죽이고 있다며 공동행동에 동참했다.

재단 성민규 연구원은  "지금 이순간에도 바닷새들의 목구멍에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가고 거북이의 코에 빨대가 꽂히고, 비닐봉지가 고래의 배를 채우고, 바다사자의 목을 조르고 있다"며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멸종위기 해양동물인 상괭이, 참돌고래, 남방큰돌고래, 긴수염고래, 붉은바다거북 등 모든 개체의 몸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며 우려했다.

이연주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도 "이번 환경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 완화 결정은 환경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시민의 몫으로 전가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완화하면, 편리함을 추구하는 대다수의 카페 매장에는 컵쓰레기가 넘쳐날 것이며 이는 시민을 쓰레기산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번 규제 철회가 소상공인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제로웨이스트 카페를 운영중인 길현희 대표는 "처음 건물 내부 금연 제도가 시행되었을 때도 큰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의 의식은 빠르게 성숙해졌다. 규제가 잘 작동된다면 사람들은 충분히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며 "정책이 예측가능하고 일관적이야 하는데 계속 소상공인을 핑계로 정부가 마음을 바꾼다면 정부의 말만 믿고 산업에 투자하던 다른 산업이 무너지고야 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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