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중 52.2%, 옥시 제품 사용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유족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옥시RB 본사 앞에서 26차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유족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옥시RB 본사 앞에서 26차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가습기살균제 조정안에 대한 합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유족들과 시민단체들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키고도 최종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옥시레킷벤져(옥시RB)를 규탄하고 나섰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유족들은 30일 서울 여의도 옥시RB 본사 앞에서 ‘28차 가습기살균제 피해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옥시RB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피해대책에 책임을 다하라”며 “인터폴 적색수배자 전 옥시사장 거라브제인과 영국본사는 한국검찰의 소환수사를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02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옥시RB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옥시RB의 전 사장이엇던 거라브 제인은 검찰의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6년 옥시RB의 마케팅임원, 2009년부터 옥시RB의 사장이었던 거라브 제인은 한국 검찰의 소환수사에 응하지 않아 2016년부터 지명수배를 받고 있다.

인터폴 역시 그에 대한 적색 수배령을 내려놓은 상태다. 현재 그는 인도에서 옥시RB 인도지사 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RB가 만든 ‘옥시싹삭 뉴가습기 당번’,‘옥시싹싹 가습기 당번’, ‘고체형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때문에 발생한 피해자는 전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7027명(피해 판정 대기자 포함) 중 52.2%에 해당하는 3673명에 달한다.

이중 가장 많은 3580명이의 피해자가 발생한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의 원료는 SK케미칼이 공급한 PHMG다. 

피해자 유족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에 대한 조정위원회의 조정안 초안이 나온 이후 제대로된 피해대책을 요구하며 2월16일부터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날까지 총 28차례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는 최근 피해자단체에 피해조정 최종안을 피해자 단체 등에 전달했다. 최종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조정대상 7027명 중 절반 이상인 3513명이 3개월 내로 동의해야한다.

최종안에 따르면 폐이식 등을 받아야 할 정도인 초고도 피해자에 대한 지원액은 최대 8392만(84세 이상)~ 5억 3522만원(1세)이다. 사망 피해자 유족 지원금은 최소 2억~최대 4억원으로 결정됐다. 유족들이 정부에서 받은 최대 1억원의 지원금 등은 제외하고 지급한다.  

피해자 단체들이 추정한 보상액 총액은 8000억~9000억원 수준이다. 

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 단체는 12개이며, 기업은 9개(옥시레킷벤키저·롯데쇼핑·애경산업·이마트·홈플러스·SK케미칼·SK이노베이션·LG생활건강·GS리테일)다.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은 크게 CMIT(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과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으로 나뉜다.

이중 PHMG를 사용해 만든 제품을 판매한 옥시는 2016년 검찰로부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재판을 거쳐 2018년 유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CMIT·MIT로 만든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경우 지난해 1월 진행된 1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현재 2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당시 재판부는 “살균제 성분 제품과 폐질환 및 천식 발생·악화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피고인들이 제조하고 판매한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들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에 대해 더 나아가 살필 필요가 없어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 범죄 증명이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이원범, 한기수, 남우현 부장판사)는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와 이를 판매한 애경산업 안용찬 전 대표 및 이마트 판매책임자 홍모씨 등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13명에 대한 항소심을 맡고 있다.

옥시RB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피해자가족들의 민사소송도 다수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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