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CATL이어 글로벌 2위
삼성SDI는 6위로 한단계 밀려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SK온이 지난해 연간 배터리 사용량 글로벌 5위를 기록하며 TOP 5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지난해 사용량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합계 점유율은 전년 대비 줄었다.
CATL, 비야드(BYD) 등 중국계 업체들의 선전에 따른 결과다.
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96.8GWh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코로나19 재확산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은 고성장세를 이어온 영향이다.
SK온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107.5% 증가한 16.7GWh를 기록해 전년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SK온이 연간 배터리 사용량 글로벌 5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60.2GWh로 전년 대비 75.5% 증가하며 2위를 차지했다.
2020년 5위였던 삼성SDI는 13.2GWh로 56.0% 증가했지만 순위는 6위로 밀렸다.

한국 3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전기차 모델들이 대체로 판매 호조세를 보이면서 3사 실적도 동반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증가에 따른 효과를 봤다.
SK온이 배터리를 공급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니로 EV, EV6 등도 판매량이 급증했다.
삼성SDI의 경우 피아트 500, 지프 랭글러 PHEV, BMW iX 등이 성장세를 주도한 반면 폭스바겐 e-골프는 판매량 급감으로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0.4%로서 전년(34.7%) 대비 4.3%포인트 감소했다.
1위 CATL의 사용량은 96.7GWh로 전년 대비 167.5% 증가했다. 점유율은 2020년 24.6%에서 지난해 32.6%로 8%포인트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점유율 격차는 2020년 1.2%포인트에서 지난해 12.3%포인트로 확대됐다.
지난해 글로벌 사용량 10위권 내에 중국계 업체는 CATL·BYD·CALB·Guoxuan(궈시안)·AESC·SVOLT 등 6개사다.
중국 6개사의 지난해 합계 점유율은 48.6%를 차지했다. 전년(38.4%) 대비 10.2%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은 자국 내수 시장에 대한 중국 당국의 폐쇄적 정책 덕분이다.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보조금 차등 지급 등으로 인해 외국계 진출이 사실상 막혀있다.
일본계로는 파나소닉이 유일하게 글로벌 톱 10에 들었으나, 지난해 점유율은 12.2%로 전년(18.4%) 대비 대폭 줄었다.
9위인 AESC는 일본에 제조공장이 있지만 중국 국적의 엔비전AESC가 80% 대주주다.
한편, 지난해 12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43.7GWh로 전년 동월 대비 53.2% 늘며 18개월 연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SNE리서치는 "중국계 업체들의 대공습 속에서 국내 3사 모두 나름 꾸준한 성장 추세를 지키면서 선방했다"며 "중국계 업체들의 해외 공략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2022년에도 국내 3사가 다양한 위협 요인들에 맞서 계속 선전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