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CPI, 201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2개월 연속 3%대
생활물가 5.2%↑…석유류 35.5%↑·농축수산물 7.6%↑
신선식품지수 9~10월 하락하다 11월 6.3% 다시 급등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전에 비해 3.7% 오르면서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통신비 기저효과는 축소됐으나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집세와 외식 등 개인 서비스 오름세가 지속됐다.
식품 등 생활물가지수가 5.2% 오른 가운데 특히 신선식품지수가 6.3% 급등해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9.41(2015년=100)로 전년 동기보다 3.7% 상승했다.
2011년 12월(4.2%)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2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CPI 상승률은 1월(0.6%), 2월(1.1%), 3월(1.5%) 1%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4월(2.3%)부터 5월(2.6%), 6월(2.4%), 7월(2.6%), 8월(2.6%), 9월(2.5%)까지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10월에는 3.2%로 뛰어올랐고 11월에는 상승폭을 더 커졌다.
CPI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건 2012년 1월(3.3%)과 2월(3.0%) 이후 처음이다.
기름값, 외식비 등 서비스 가격,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11월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농축수산물(0.64%포인트), 석유류(1.32%포인트), 개인 서비스(0.96%포인트)가 물가 상승률에 2.9%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의 78.7%에 해당한다.
농축수산물은 기온 급감에 따른 작황 부진과 김장철 수요 증가 등으로 11월에는 상승률 7.6%를 기록했다. 지난달 0.2%로 축소되는 듯 하더니 이번에 다시 오름세가 확대됐다.
채소류 가격이 9.3%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도 5.7% 상승했다. 오이(99.0%), 상추(72.0%)가 대폭 올랐고, 돼지고기(14.0%), 국산 쇠고기(9.2%), 수입 쇠고기(24.6%), 계란(32.7%) 가격이 오르면서 축산물 물가도 15.0% 올랐다. 수산물 물가는 0.2% 상승했다.
석유류는 35.5% 상승했다. 2008년 7월(35.5%)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으로 휘발유(33.4%), 경유(39.7%), 자동차용 LPG(38.1%), 등유(31.1%)가 일제히 상오른 영향이다.
정부가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지만, 인하분이 실제 현장 가격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려 유류세 인하 효과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윳값 상승 등 여파로 빵(6.1%)을 비롯한 가공식품도 3.5% 상승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이 모두 오르면서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5.5% 올랐다. 2011년 11월(6.4%) 이후 10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료(2.0%), 상수도료(0.9%), 도시가스(0.1%)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기·수도·가스는 1.1%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2.2% 올랐다. 고등학교납입금(-99.9%)과 통신비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0.6%에 그치면서 전월(5.4%)보다 상승 폭이 둔화됐다.
생선회(9.6%), 구내식당 식사비(4.4%) 등 외식이 3.9% 오르고 보험서비스료(9.6%), 공동주택관리비(4.3%) 등 외식 이외 서비스도 2.3% 오르면서 개인 서비스 물가는 3.0% 상승했다. 2012년 1월(3.1%)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집세는 1.9% 올랐다. 전세는 2.7% 올라 2017년 10월(2.7%) 이후 가장 상승 폭이 컸고 월세는 1.0% 상승해 2014년 6월(1.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 지수는 5.2% 올랐다.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6.3% 상승했다.
9월(-2.5%), 10월(-7.5%) 하락하다가 3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CPI는 2.3%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보다 1.9%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원자재 가격 추이를 볼 때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개인 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 소비심리 회복 등을 볼 때 다음 달도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류세 인하 조치 등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보이면서 12월 물가도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