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공룡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
수소 리더십 확보, 로보틱스·UAM·자율주행 사업 구체화
전기차 경쟁력 강화·지배구조 개편·GBC 건립 등은 과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자동차그룹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그룹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이를 대전환의 기회로 만들며 자신만의 색깔로 리더십을 증명해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그의 젊은 리더십에 따라 정주영, 정몽구 회장이 일군 전통적 자동차 군단에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인간 중심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고객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환경 체계화, 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비전 달성 등 취임 직후 밝힌 3가지 전략은 로보틱스,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수소 비전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의 실적 상승세도 정 회장의 비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18.5%, 기아는 71% 치솟았다.

복장 자율화 등 조직문화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혁신되고 있다.

수소 비전 못지 않게 글로벌 패권이 달린 전기차 영역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순환출자로 얽힌 지배구조 개편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 지속가능 미래 위한 '수소비전' 

정 회장은  수소의 글로벌 전도사를 자처한다. 취임 직후 첫 공식행보도 국내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 회의 참석을 선택했다.

현대차는 수소를 중심에 둔 정 회장의 행보가 "미래 세대를 위해 전지구적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것이 우리 세대의 책임과 의무라는 생각의 소산"이라는 철학에 닿아 있다고 설명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을 선언했다. 

지난달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보여주는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목표다.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을 주도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통해 글로벌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월에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 ‘HTWO 광저우’를 착공했다.

수소차 시장에서는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세계 수소연료전지차 판매에서 현대차는 52.2%의 점유율을 보이며 전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9월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2021수소모빌리티+쇼' 개막에 앞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주요기업 총수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사진=연합뉴스
9월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2021수소모빌리티+쇼' 개막에 앞서 열린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주요기업 총수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사진=연합뉴스

 

◇ 현대차의 미래…로보틱스·UAM·자율주행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기존 자동차 메이커의 틀에서 벗어나  폭넓은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로봇 기업 보스톤 다이내믹스 인수를 진행했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은 웨어러블 로봇, AI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을 개발 중이다.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은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인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UAM 대중화 기반을 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에서 공개했다. 

모셔널은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활용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전기차 경쟁력 강화, 지배구조 개편 등은 과제 

현대차그룹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전기차, 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5, EV6, GV60를 차례로 출시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기차 경쟁력 확보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 시장 판매량 6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지난해 4.5%에서 올해 2.9%로 축소되며 순위도 1계단 내려 앉았다.

완벽한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도 숙제로 남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6월 기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 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의 순환출자 구조를 지니고 있다. 

정 회장이 가지고 있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 3사의 지분은 현대차 2.62%, 기아차 1.74, 현대 모비스 0.32% 등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기에는 낮은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도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이유다.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인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도 과제 중 하나다. 부지를 구입한지 7년이 흘렀으나 건립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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