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제보자 “양심 가책 느껴 공익 제보한 것”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던킨 도너츠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해왔다는 폭로와 관련해 조작 정황이 의심된다며 30일 공개한 공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비알코리아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던킨 도너츠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품을 생산해왔다는 폭로와 관련해 조작 정황이 의심된다며 30일 공개한 공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비알코리아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도너츠 생산 공장의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던킨도너츠가 전 사업장과 생산 시설의 위생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1일 밝혔다.

이와 별개로 시민단체는 던킨도너츠 생산 공장의 위생 상태를 문제 삼으며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발했다.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생산 설비를 미흡하게 관리한 점에 대해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개선을 위한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비알코리아는 “현재 던킨 전 생산센터에 대해 식약처의 점검이 진행 중에 있고 결과에 따라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이와 별도로 이번 주 안에 전 사업장과 생산 시설에 대한 철저한 위생 점검을 실시하고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생산 설비 세척주기를 HACCP(해썹) 기준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4일부터 모든 생산 시설에 글로벌 제3자 품질 검사 기관을 통한 위생 점검 실시와 노후설비 추가 및 교체를 다음달 초까지 완료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는 가맹점주들의 고통에 책임을 통감하며 향후 가맹점주와 협의를 통해 상생 지원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논란이 된 영상에 조작 정황이 발견된 점에 대해선 “이는 식품 테러에 해당하는 행위로 계획적인 소행으로 추정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영상이 조작됐다는 주장에 대해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3개 시민단체는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던킨의 생산 공장 위생 상태를 문제 삼으며 이날 오전 식약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던킨도너츠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영상을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민주노총 화섬노조 소속 던킨도너츠 공익제보자는 이 자리에 참석해 “양심의 가책을 느껴 공익제보를 하게 된 것”이라며 직접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공익 제보 이유에 대해 “SPC는 대한민국 식품 대기업임에도 우리 회사가 만든 도넛이 시민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며 “현재 쓰고 있는 새로운 장비가 도입 되기 전에도 위생 환경과 관련된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지만 지금까지 시정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위생적인 생산 공정에 관심을 집중해 달라”며 “(회사 측 주장과 달리) 그곳은 제가 근무하는 장소가 분명히 맞다”고 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3개 시민단체는 1일 오전 식약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던킨도너츠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사진=민주노총 화학섬유 노조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3개 시민단체는 1일 오전 식약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던킨도너츠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사진=민주노총 화학섬유 노조 

앞서 식약처는 전날 던킨도너츠의 위생 문제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제보 영상 속의 비알코리아 안양공장에 대해 29일부터 이틀간 위생지도·점검을 진행한 결과, 식품 이송 레일 하부의 비위생 상태를 확인하는 등 ‘식품 등의 위생취급 기준’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또 해당공장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평가 결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조설비 세척소독 미흡이 적발됐으며 이번 점검에서 이물 예방 관리와 원료 보관 관리 미흡 등이 추가 확인돼 부적합 판정을 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던킨도너츠의 다른 제조시설까지 확대해 위생지도·점검과 해썹 평가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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