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금강개발산업으로 출발, 연매출 20조 기업 '우뚝'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2030년 매출 40조"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사진=현대백화점그룹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15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사(社史) ‘현대백화점그룹 50년사’를 발간하고, 창립 반세기를 넘어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14일 밝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라며 “우리는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 슈퍼마켓으로 시작,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 열며 고품격 백화점으로 

1971년 금강개발산업으로 출발한 현대백화점은 창립 초기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복지와 단체급식 등을 주로 담당하는 등 유통업과는 거리가 먼 기업이었다. 1974년 현대건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몽근 명예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3남)이 대표로 취임하면서 유통업을 본격 시작했다. 

금강개발산업은 1975년 서울 강남 개발과 맞물려 현대건설이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서 상가내 슈퍼마켓 운영권을 맡았다.   

1985년 개장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전경./사진=현대백화점그룹
1985년 개장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전경./사진=현대백화점그룹

 

1985년 11월 30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개점 전야제에서 기념사를 전하는 정주영 명예회장./사진=현대백화점그룹
1985년 11월 30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개점 전야제에서 기념사를 전하는 정주영 명예회장./사진=현대백화점그룹

 

1985년 12월 1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매장을 돌아보는 정주영 회장(가운데)과 정몽근 사장(왼쪽)./사진=현대백화점그룹
1985년 12월 1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매장을 돌아보는 정주영 회장(가운데)과 정몽근 사장(왼쪽)./사진=현대백화점그룹

이후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백화점 사업에 진출, 본격적인 유통전문기업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백화점 후발 주자였던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에 국내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문화·예술 콘텐츠를 앞세운 ‘문화 백화점 전략’을 선보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압구정본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데 이어 1988년 문화와 휴식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무역센터점을 열며 백화점 진출 3년여 만에 ‘고품격 명품 백화점’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게 된다.

◇ IMF 위기를 기회로...백화점 사업 드라이브

IMF 당시에는 역발상 경영을 펼치며 백화점 사업을 확장,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백화점은 1997년 천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1998년 울산 주리원 백화점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차례로 인수했다.

2000년대 들어선 미아점(2001년), 목동점(2002년), 중동점(2003년)을 연이어 오픈하며 국내 대표 유통업체로 자리잡게 된다. 2001년에는 TV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의 양대 성장 축을 마련하게 된다.

정몽근 회장이 2006년 퇴진, 정지선 체제로 들어선 현대백화점 그룹은 2010년 '비전 2020'을 발표하며 단순히 유통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재도약하게 된다.

백화점그룹은 2010년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담은 ‘비전 2020’을 선포한다. 이를 기점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섰고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사세도 괄목할만하게 커졌다. 특히, 유통전문기업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유통사업의 경우 2010년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대구점(2011년), 충청점(2012년), 디큐브시티(2015년)를 차례로 오픈했다. 2015년에는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선보인다. 비슷한 시기 경기도 김포(2015년)와 인천광역시 송도 신도시(2016년)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선보이며 아울렛 사업에도 첫 발을 내딛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국내 여성복 1위 기업 ‘한섬’과 가구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를 차례로 인수하며 패션과 리빙·인테리어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한섬은 2017년 ‘SK네트워크 패션부문’까지 추가 인수, 디자인 차별화와 노세일 정책 등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국내 대표 패션전문기업 반열에 올랐다.

리빙·인테리어 부문은 2018년 종합 건자재 기업 ‘한화L&C(현 현대L&C)’를 인수하며 업계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 '종합생활문화기업' 재도약

이후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며 성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015년 렌탈 전문기업 ‘현대렌탈케어’를 독자 설립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며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한다. 지난해에는 천연 화장품 원료 1위 업체인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며 뷰티·헬스케어 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1월에는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현 현대이지웰)’을 인수하며 선택적 복지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오픈 5년 4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2월 서울 여의도에 선보인 미래형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코로나19에도 오픈과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했다. 국내 최초로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과 혁신적인 매장 구성으로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창립 첫 해 8400만원에 불과하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을 달성했다. 재계 순위(자산 기준)는 2020년 기준 21위를 기록했다. 그룹 전체 부채 비율(2020년 기준)도 48.2%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올 초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현재의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3대 핵심 사업에,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 같은 미래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더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 ESG 경영 지속 강화

현대백화점그룹은 양적 성장과 함께 고객 및 사회와 선순환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회사’를 ‘그룹 사업 목표상’으로 정할 정도로,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기업은 규모가 작을 때는 개인의 것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종업원 공통의 것이요, 나아가 사회, 국가의 것이라고 생각해야한다”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2006년 설립한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은 계열사별로 진행하던 사회공헌활동을 그룹 차원으로 체계화해 운영하고 있다. 재단의 아동복지 사업 위주의 사회공헌은  2017년 여성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압구정본점이 문을 연 1985년부터 현재까지는 세계패션그룹(FGI)과 함께 수익금을 모두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하는 'FGI 사랑의 자선대바자'를 전개하고 있다.

새해 첫 업무를 봉사활동으로 시작하는 '봉사 시무식'은 2011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 순직 소방관(2009년)과 순직 경찰관(2011년) 유가족을 돕는 지원활동도 10년 넘게 전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특히, 각 계열사 특성을 살린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해 유통업계 ‘친환경 경영’을 리드해 나가고 있다. 2015년부터는 고객으로부터 기부받은 헌 옷·잡화를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재판매, 수익금을 초등학교 교실 숲 지원 사업 등에 기부하는 현대백화점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고객이 수거를 신청하면 택배업체가 아이스팩을 가져가는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한섬은 올해부터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섬유 패널)로 만드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각각 전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사회(S)·환경(E) 분야 위주의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ESG 경영’으로 확대,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은 최근 이사회 산하에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사내에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ESG 추진 협의체)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올 초 발표했다.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추진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2030년 매출 40조 시대를 연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 대치동 사옥 전경./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대치동 사옥 전경./사진=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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