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미래전략실과 유사한 조직 구성..실장에 박학규 사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은 용퇴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사진=삼성전자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사진=삼성전자

[포쓰저널] 삼성전자가 7일,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온 ‘사업지원TF’를 정규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격상·확대 개편했다.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 등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과 계열사 조율 기능을 정식 체계로 복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사실상 ‘회장 비서실’ 혹은 옛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재정비한 움직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기존 사업지원TF를 이끌어온 정현호(65)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박학규(61) 사장이 새 사업지원실장으로 보임됐다.

정 부회장은 이재용 회장 보좌역으로 역할을 옮긴다.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용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신임 실장은 삼성전자 세트(SET)부문 및 DS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사업지원TF를 총괄해온 인물로, 내부 경영관리와 계열사 간 전략 조율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실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과학과 석사를 취득했으며, 2020년 이후 삼성전자 DS부문과 SET부문 경영지원 실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사업지원TF를 맡아왔다.

 정규 조직으로 편제된 사업지원실은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PEOPLE)팀 등으로 구성됐다.

전략팀장에는 삼성전자 경영진단실장을 맡아온 최윤호 사장이 배치됐고, 경영진단팀장은 기존 사업지원TF를 담당했던 주창훈 부사장이 이어 맡는다.  피플팀장은 인사·조직관리 분야 경험이 있는 문희동 부사장이 보임됐다.

팀 구성이 경영 전략, 내부 진단, 인사·문화 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핵심 의사 조율 기능이 다시 체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업지원실의 조직 형태는 2017년 해체된 미래전략실과 유사한 구조를 띤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미전실은 부회장급 실장과 사장급 차장 아래 전략팀, 기획팀, 경영진단팀, 재무팀, 대외협력팀, 인사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등을 두고 전체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총괄했다.

다만 이번 사업지원실은 외형과 권한 모두에서 당시 미래전략실보다는 축소된 형태이며, 공식적으로는 ‘지휘’가 아닌 ‘조율·지원’이 주된 역할로 부각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단순한 직제 변경이 아니라, 이재용 회장의 직접 경영 복귀를 염두에 둔 전략 재정비 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 무죄 확정  등 이 회장을 둘러싼 사법적 불확실성이 사실상 해소되고, 글로벌 반도체·인공지능(AI)·전장사업 등 대규모 투자 의사결정이 연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이 이번 조직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지원실에 대해 “미전실의 직접 통제형 모델이 아닌, ‘회장 직보형 참모조직 +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재정렬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은 다시 컨트롤타워를 갖췄지만, 외부 감시 환경과 내부 준법 체계를 고려해 과거와 동일한 형태로 복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지원실 격상은 향후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 신성장 투자 회의체 재정비, 금융 계열 지배구조 조정 논의와도 연동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을 활용하며 경영 의사결정의 속도와 통일성을 강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연합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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