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도 민주당 싹쓸이

[포쓰저널]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와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 차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평가로 여겨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정책 기조에 견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에비게일 스팬버거(46) 전 연방 하원의원이 공화당 윈섬 얼-시어스 부지사를 제치고 승리했다.
개표율 82% 기준 스팬버거 전 의원이 56.2%, 얼-시어스 부지사가 43.6%를 얻었다.
공화당 소속 현직 주지사가 재임 중이던 자리였던 만큼 민주당은 4년 만에 주지사직을 탈환했다.
버지니아에서 여성이 주지사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팬버거 당선인은 버지니아 7선거구에서 3선을 지낸 중도 성향 정치인으로, 중앙정보국(CIA) 경력을 바탕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해 왔다.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이자 해병대 복무 경력이 있는 얼-시어스 부지사는 선거 기간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밀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지원도 받지 못했다.
버지니아 부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가잘라 하시미 후보가 당선됐다.
무슬림 여성이 주정부 선출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버지니아주 법무장관 선거에서도 민주당 제이 존스 후보가 공화당 현직 제이슨 미야레스를 꺾었다.
최근 버지니아는 중도화 흐름이 뚜렷해 정치 지형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자리를 지켰다.
민주당 마이키 셰릴(53) 연방 하원의원은 공화당 잭 치타렐리 전 주의원을 상대로 71% 개표 기준 56.5% 대 42.9%로 우세를 보이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했다.
셰릴 당선인은 해군 헬기 조종사 출신으로, 이후 연방 검사와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민주당 내 중도파로 분류된다.
치타렐리 전 의원은 3년 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3%포인트 차까지 좁혔던 인물이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결집 전략이 크게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뉴저지는 1992년 이후 대선에서 줄곧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이다.
이번 선거 최대 관심이었던 뉴욕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34) 뉴욕주 하원의원이 당선됐다.
개표율 80% 기준 맘다니 후보는 50.6%,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는 41.2%를 얻었다.
무슬림이 뉴욕시장에 당선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맘다니 당선인은 인도계 무슬림으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최저임금 인상, 무상버스·무상보육 확대, 임대료 동결 등 생활비 완화를 중심으로 한 정책을 내세워 진보 지지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 진보 진영이 그의 선거운동을 사실상 지원했다.
반면 재계와 공화당은 그의 부유층 증세 공약을 두고 ‘급진 포퓰리즘’이라 비판했다.
민주당 내 중도파에서도 우려가 있었지만, 높은 생활비 불만이 표심에서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은 경제·사회적으로 재앙이 될 것”이라며 연방 지원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맘다니 후보를 막기 위한 보수·중도 단일화 시도는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내년 치러질 연방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 해석된다.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등으로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민주당이 실생활 경제 의제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유권자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도 생활비·임금·교육·복지 등 실질적 민생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대한 “견제 프레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