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관세·무역 협상 타결..韓中·美中중 경제협력 강화
디국적 기업 韓 투자 약속..엔비디아, 韓 AI칩 공급 계약

사진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
사진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

[포쓰저널]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개막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 협력의 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9일 정상 회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의 관세·무역 협상이 전격 타결된 데 이어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으로 한중, 미중 경제협력 강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APEC을 계기로 다자간, 한중미간 경제 네트워크가 한층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아마존 웹서비스(AWS) 등 다국적 기업들은 APEC을 계기로 한국 첨단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국내 주요 기업 간 AI(인공지능) 칩 공급 계약이 체결되며 기술 협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29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미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양국은 공급망 협력, 대미 투자펀드 집행 방식, 조선·제조 분야 협력, 관세 조정 등 핵심 쟁점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약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 펀드는 2000억달러는 현금 투자,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 전략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양국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의약품·목재 제품은 최혜국대우(MFN) 적용, 항공기 부품·제너릭 의약품·일부 천연자원은  무관세 적용, 반도체는 한국 기업이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관세 적용 등이다.

농산물 분야에 대해선 쌀·쇠고기 등 민감 품목은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양국은 검역·안전 기준 절차 협력 강화 정도만 합의했다.

APEC 정상회의 첫 공식 일정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다국적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 르노자동차 등 7개 글로벌 기업은 AI, 미래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 5년간 13조 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AWS는 인천과 경기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해 약 7조 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6월 울산 데이터센터 투자(40억 달러)에 이은 대규모 베팅을 이어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등은 이날 APEC CEO 서밋이 열린 경주 모처에서 맷 가먼 AWS CEO와 미팅을 갖고 AI 비즈니스 접목을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대표 기업들과 AI 칩 공급 계약을 31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별도 회동에서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에는 이재용, 최태원, 정의선, 구광모 등 4대 그룹 총수도 참석할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의 국빈 방문으로, 양국 경제관계 복원의 계기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회담에서는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미래 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과 AI·디지털 전환, 신재생에너지 등 기술 분야 협력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일 부산 김해공항 공군기지 내 접견장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담 테이블에 함께 앉는 것은 2019년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여 만이다.

양측은 지난 4월부터 고율 관세와 무역 통제 조치를 주고받으며 대립각을 세웠으나, 최근 다섯 차례의 고위급 무역회담을 거쳐 현재는 '일시 휴전' 상태다.

지난 25∼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5차 고위급 무역회담 이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유예와 미국의 100% 추가관세 보류에 양측이 합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만큼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전 자제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중은 또 미국의 대중 '펜타닐 관세' 10%포인트 인하와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 수입 재개를 맞교환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 부과 중인 선박 입항 수수료 인하나 미국의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완화 등도 논의 가능성이 있는 의제로 꼽힌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9일 저녁 경주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과 맷 가먼 AWS CEO 등 미국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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