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있다. 2025.8.5./연합
5일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와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있다. 2025.8.5./연합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최근 온라인에 백화점 폭파 협박 글을 올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범인이 중학생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이 중학생은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합성 갤러리에 "신세계백화점 본점 절대 가지 마라. 어제 여기에 진짜로 폭약 1층에 설치했다. 오늘 오후 3시에 폭파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경찰은 게시물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직원과 고객들을 백화점 밖으로 내보냈으며 폭발물 수색에 나섰다.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어며 허위 글을 올린 중학생은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붙잡힌 중학생은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촉법소년은 형사 책임이 없는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청소년을 지칭한다.

현행법상 이들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기에 죄를 저지를 시 사회봉사·보호관찰·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이번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지금이야 말로 촉법소년 범죄 문제를 무겁게 바라보고 연령 기준을 낮추는 것은 물론 처벌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촉법소년 범죄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촉법소년 범죄율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촉법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2019년 1만22건에서 2023년 2만289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촉법소년을 범죄 유형별로 구분하면 절도가 3만2673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폭력(1만6140명), 강간·추행(2445명) 등을 저지른 촉법소년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촉법소년 범죄는 예방을 위해 처벌기준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동시에 처벌보다 제대로 된 교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년 범죄는 가정 환경이나 빈곤 같은 복합적 문제에서 비롯되므로 법적 처벌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학생의 허위 글 게시로 인한 소동은 단순히 교화 중심적 시각으로만 보기에는 그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

그가 올린 글 하나로 인해 신세계백화점은 2시간 이상 영업이 중단되면서 5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시민들도 공포에 떨며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사건 이후 비슷한 유형의 모방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는 점이다.

5일 한 20대 남성은 유튜브 게시물에 "나도 신세계백화점을 폭파하겠다"는 허위 댓글을 올려 경찰이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하남점 등 여러 지점에서 폭발물을 수색해야 했다.

11일에는 112에 “광주 서구 롯데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허위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광주에 위치한 동구 롯데백화점과 서구 신세계백화점을 각각 수색했다.

13일에는 경기 용인 에버랜드를 폭파하겠다는 협박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현장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한 중학생의 행동이 연이은 폭발물 협박 소동을 일으키며 기업에 경제적 손실을 안김은 물론 사회 전반에 심각한 불안까지 초래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촉법소년 범죄는 때로는 일반 성인 범죄보다도 훨씬 더 큰 사회적 파장을 낳을 수도 있다. 

소년소녀들의 일탈행위를 더이상 철없는 행동으로만 바라볼 수만은 없는 것이다.

촉법소년 범죄가 교화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에 막대한 피해와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이들의 범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재정립하는 법적, 제도적 보완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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