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랜섬웨어'로 인한 SGI서울보증의 시스템 장애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앞서 인터넷서점 예스24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앱과 인터넷 통신망이 마비된 지 약 한 달 만에 금융권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며 보안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보증 전문 회사인 SGI서울보증에 시스템 장애가 일어남에 따라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접수가 중단되기도 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번 사태로 금융권 보안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연쇄적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게 된 셈이다.
SGI서울보증은 전세대출, 휴대폰 할부 개통과 관련해 은행·통신사 등과 협력을 통해 '보증서 사후 보완'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보증서가 필요한 업무에 선 대출, 선 개통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점 자체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SGI서울보증은 이번 장애로 인한 피해를 입은 고객·기업에 대해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피해 금액이 확정되면 전액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또한 고객의 협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고객들이 일정 부분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인해 사이버 공격에 대한 금융권 전반에 걸친 대응체계 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우선 기본적인 시스템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
점검 체계를 강화하고 사이버 공격이 이미 발생한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절차가 신속히 실행되도록 담당 역할을 재분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금융권의 연동 시스템으로 인해 한 회사에서 발생한 사고로 금융권 전체의 관련 업무가 마비될 가능성이 나타난 만큼 대안 시스템 마련이 절실해졌다.
이와 함께 연관된 업무를 진행하는 회사들과 미리 협의해 사고가 발생해도 관련 업무가 중단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절차를 사전에 갖출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평상시 보안 관리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미흡한 점이 발견되는 경우 실효성 있는 조치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SGI서울보증 사태는 단순히 한 회사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금융권 전체가 경각심을 가지고 전반적인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면에는 한 순간의 사이버 공격으로 모든 것이 마비될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객들은 앞서가는 디지털 혁신를 갖춘 금융사보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금융사를 더 원할 것이다. 신뢰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금융권은 신뢰를 잃지 않는 것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