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대응특위 주최 '기후변화가 흔드는 물가, 해법' 정책간담회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기후변화가 흔들고 있는 농수산물 가격 안정화를 위해 농수산물 저장 기간을 늘릴 수 있는 'CA(controlled atmosphere·기체농도 조절) 저장고' 도입을 확대하고 신품종 개발과 스마트팜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기후변화가 흔드는 물가, 해법은?'을 주제로 국민의힘 기후위기대응특위 주최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는 농수산물업계 관련 관련자들이 참석, 기후위기로 인한 농수산물 가격 문제 해결책에 대해 다양한 제언을 내놓았다.
허장행 농협경제지주 원예수급부 국장은 “현재 국내 농수산물 가격 문제 해결하기 위한 주요 방안을 저장 기술 분야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 국장은 “저장 기술을 잘 활용하면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특히 CA 기술이 적용된 저장고 도입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CA 저장 기술은 저장고 내부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등을 조절해 농산물의 저장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냉장고 내의 산소를 3~5% 감소시키고 탄산가스를 3~5% 증가시켜 농산물의 호흡 작용을 억제하면서 냉장한다.
허 국장에 따르면 CA 저장고 내 농산물 저장 기간은 일반 저온 저장고보다 2개월 더 길다.
이 때문에 CA 저장고를 활용하면 사과, 배추 등을 연중 신선한 상태로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추의 경우 봄배추의 저장 기간을 늘림으로써 불안정한 여름배추 수급에 대응할 수 있다.
허 국장은 “농협에서는 CA 저장고를 보유한 곳이 2곳 밖에 없다”며 “CA 저장고 도입을 확대할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 등이 지원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허 국장은 외국인 근로자 공급 확대, 신품종 개발 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농가는 고령화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기에 이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병해충, 가뭄 호우 등에 강한 품종 개발이 굉장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경희 이마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담당 상무도 농수산물 수급 및 가격 안정화 방안으로 CA 저장고 도입 확대를 강조했다.
이 상무는 “현재 이마트는 CA 저장고 도입을 통해 재고 최적화에 나서고 있다”며 “농산물을 산출되는 즉시 CA 저장고에 저장해두면 향후 공급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이 일어날 때 방출해 생활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상무는 농가 고령화 문제 해결법으로 스마트팜 사업 지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고령화 현상을 고려할 때 미래로 가면 갈수록 우리 농가에서 스마트팜 기술이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스마트팜 산업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중소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스마트팜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다각적인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AI(인공지능)을 활용해 지역 농산물 생산 속도를 파악하거나 대체 산지를 탐색하는 것도 가능한데 아직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AI 기술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이라며 “정부기관에서 스마트팜 산업 육성과 함께 이러한 부분도 함께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박준모 수협수산경제연구원은 산업연구팀장은 기후 위기로 인한 수산업계의 고심에 대해 설명했다.
박 팀장은 “수산업계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상 생태계 변화와 같은 직접 영향뿐만 아니라 어선 출항 횟수 변화 등 간접 영향에도 매우 예민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어선 출항 일수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물고기들의 회유 경로가 바뀌는 바람에 어선어업들이 해마다 가던 바닷길에서 물고기들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결국 어업 생산량 하락 및 연안 수산물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기후 위기로 인한 직접 영향만큼이나 간접 영향에 대한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