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 장기화로 변속기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현대차 울산1공장 일부 생산라인이 멈췄다. 

5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1공장 사업위원회는 전날 오전 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8일까지 11라인을 휴업하기로 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영향이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의 지곡공장은 국내 최대 자동변속기 생산 거점이다. 지난해 생산량은 약 400만개로, 공급 문제가 발생한 IVT를 비롯해 5단 하이브리드 변속기, 8단 전륜 변속기, 8단 후륜 변속기 등을 생산한다.

하루 평균 1만5000여 개의 변속기가 생산되는 것을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이번 파업으로 20만개 이상의 변속기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를 주로 생산하는 1라인은 코나에 탑재되던 무단변속기(IVT) 부품 수급 차질로 불가피하게 휴업을 결정했다.

현대트랜시스의 변속기가 사용되는 다른 차종 생산라인의 추가 운영 중단 계획에 대해 현대차 측은 “IVT 외 다른 변속기는 라인 중단 없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울산1공장을 제외한 다른 공장들은 문제는 없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6월부터 진행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자 지난달 8일 충남 서산 지곡공장 부분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11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전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8일까지 전면파업을 연장하기로 했다.

임단협 협상에서 현대트랜시스 노사 양측이 가장 크게 대립하는 지점은 성과급 규모다.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약 11조7000억원)의 2%(약 2340억원)를 성과급으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성과급 규모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169억원)의 2배에 달할 정도로 과도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달 31일 20차 교섭에서 사측이 ▲기본급 9만 6000원 인상(정기승급분 포함) ▲경영 성과급 300%+700만원 ▲격려금 100%+50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현대트랜시스 파업과는 무관하게 12라인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에 따른 재고 과다로 일시 휴업에 들어갔다. 12라인 휴업 기간은 5일부터 18일까지다. 12라인은 전기 SUV 아이오닉5의 생산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