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
이병윤 선임연구위원 "인가외 지방은행·저축은행 대형화 등 고려 가능"

2024년 6월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2024년 6월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에 따른 금리 부담 경감 효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향후 인가 시에는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축과 구현 가능성,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와 역할 등이 더 강조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따른 금리 부담 경감 효과는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2015년 6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처음 발표했다. 

케이뱅크가 2016년 12월 본인가를 받고 2017년 4월에 영업을 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4월 본인가를 받아 2017년 7월에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토스뱅크가 2021년 6월 인가를 받고 2021년 10월 영업을 개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카카오뱅크 54조5000억원 △토스뱅크 25조7000억원 △케이뱅크 21조4000억원이다. 

2023년 기준 인터넷전문은행의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낮고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19년 영업초기에는 고객 유치를 위해 기존 은행 대비 평균 예금금리가 높았으나 얼마 가지 않아 역전됐다. 

평균 대출금리의 경우 2021년까지 시중은행보다는 높고 지방은행보다는 낮았으나 이후에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보다 높은 수준이다. 

영업초기 중금리대출 활성화와 중저신용자 신용공급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2020년 중금리대출 중 보증부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을 고신용자에게 공급하는데 집중했다. 

2020년 인터넷전문은행 중금리대출 12조4000억원 중 91.5%가 사잇돌대출(1조3000억원)이며 이중 66.4%가 1~3등급에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금융당국이 2021년 5월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계획'을 시행했고 2023년 11월 말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평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0.3%로 확대됐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는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계획도 출범 5년이 지나 본격 진행되는 등 지연이 됐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12월 7개 기관의 가명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적용했다. 

케이뱅크는 가명 처리된 통신·쇼핑 정보를 금융정보와 결합한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2022년 2월부터 대출 심사에 적용했다. 

이 위원은 "이들의 신용평가모형은 다른 은행들이 추진했던 대안 신용평가모형과 큰 차별성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 시중은행은 통신비 납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안 신용평가 및 소액 대출을 취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기준 0.74%로 시중은행(0.30%), 지방은행(0.69%)의 평균 연체율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이후 이들의 영업이 집중된 은행 가계대출 시장에서 시장집중도가 하락해 결과적으로 시장경쟁강화에는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은행산업 경쟁 강화는 다른 요인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보다는 기준금리 인상이나 은행권 경쟁촉진 정책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일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걸 봤을 때 향후 인가를 할 때는 첫 번째 차별화된 신용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구현할 수 있는지, 두 번째 대주주의 자금 조달 능력과 역할, 세 번째 건전성 관리 역량 등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들이 상대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크고 비대면 영업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이 취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하고자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 계획의 타당성 그리고 대주주의 자금 조달 능력 등이 인가의 필수적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지방은행, 저축은행 대형화 등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외의 은행산업 경쟁 제고 방안도 제시됐다. 

이 위원은 "인터넷 전문은행을 도입해서 은행 경쟁을 촉진하려고 했는데 그 효과가 좀 미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 앞으로 경쟁을 더 촉진하려면 여러 가지 다른 것들을 해야 되겠다"며 "기존의 지방은행이나 일부 저축은행의 대형화를 유도하거나 디지털화를 촉진해서 경쟁을 제고하는 방향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경쟁에 따라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지나치게 경쟁이 치열해지면 어떤 금융회사들이 망할 수도 있고 이러다 보니 금융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는 게 금융 산업의 특징"이라며 "금융산업, 금융 소비자, 사회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적당한 방식으로 경쟁 촉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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