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뇌에 칩을 심어 생각만으로 전화를 걸고 컴퓨터를 작동할 수 있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세운 뇌 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이런 목표로 인간을 상대로 한 첫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머스크는 2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칩을 이식받은 환자가 "잘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생각만으로 휴대폰이나 컴퓨터, 그리고 거의 모든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며 "초기 사용자는 팔다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다. 스티븐 호킹이 고속 타이피스트나 경매인보다 더 빠르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것이 목표다"고 했다.

스티븐 호킹은 21살 때부터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병을 앓아 평생을 휠체어에 의지한 세계적인 물리학자다.

머스크는 뉴럴링크 칩을 '텔레파시'라고 칭하며 "초기 결과는 유망한 뉴런 스파이크 탐지를 보여주었다"고 적었다.

머스크는 앞서 "선천적으로 맹인으로 태어나 눈을 한 번도 쓰지 못한 사람도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언급한 '스파이크'는 뉴런에 의한 활동으로 미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전기 및 화학적 신호를 사용해 뇌 주변과 신체에 정보를 보내는 세포를 의미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5월 뉴럴링크에 칩 이식실험에 참가할 환자 모집을 승인했다.

이후 뉴럴링크는 작년 말 경추 척수 부상이나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등으로 인한 사지마비 환자를 임상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럴링크는 이날 작업 로봇을 사용해 ​​뇌 영역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심는 외과적 시술을 했다.

뉴럴링크는 뇌에 2㎜ 미만의 깊이로 칩을 이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BCI의 초미세 실이 환자의 뇌에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뉴럴링크는 안전 프로토콜과 관련해 미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뉴럴링크 기업가치는 지난해 6월 기준 약 50억 달러(약 6조7천억원)로 평가받고 있다.

뇌에 마이크로 칩을  심어 뇌파를 외부 기기와 연결하려는 실험은 뉴럴링크 뿐아니라 서너개 스타업들이 이미 시도한 바 있다.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의 경우 자체 개발한 전자장치를 인간 뇌에 이식하려고 하는데, 이식 깊이가 뉴럴링크보다는 더 얕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 뉴로테크, 싱크론 등도 비슷한 임상을 시도하고 있다. 

뉴럴링크의 뇌-컴퓨터 연결 시도를 두고 안전성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뉴럴링크 2016년부터 동물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시험을 해왔다.

미국 하원의원 4명은 작년 11월 "원숭이들이 컴퓨터 칩 이식 이후 마비와 발작, 뇌부종 등을 포함해 쇠약해지는 부작용을 겪었으며, 최소 12마리의 젊고 건강한 원숭이들이 안락사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머스크가 칩 이식 시험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호도한 적이 없는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10일 엑스에 "뉴럴링크 이식으로 인해 죽은 원숭이는 없다"며 "뉴럴링크가 건강한 원숭이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말기' 원숭이를 선택했다"고 썼다.

로이터는 뉴럴링크 전·현직 직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으로 죽은 양과 돼지, 원숭이 등 동물이 총 1500마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뉴럴링크는 이달 초 위험 물질 이동에 관한 미국 교통부(DOT) 규정을 위반해 벌금을 부과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