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SK T타워서 'AI 전략 기자간담회'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그동안의 성과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AI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방위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AI 관련 투자를 앞으로 5년간 약 3배 확대해 2028년 매출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유영상 SKT 사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새로운 산업 혁신을 만들어 줄 주체이면서 SKT의 지향점인 ‘글로벌 AI 컴퍼니’까지 실현시켜 줄 열쇠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음은 유영상 사장, 김용훈 에이닷추진단 최고서비스책임자, 정석근 글로벌·AI테크 사업부장, 김지원 에이닷 테크 대화 담당과의 일문일답이다.
- ‘AI 피라미드 전략’이라는 용어가 직관적이라 인상적이다. 다른 기업들도 명칭은 다르지만 유사한 포맷의 AI 전략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SK텔레콤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는.
▶ (유영상 사장) AI 피라미드 전략이라는 이름은 내가 직접 지었다. 타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AI 풀스택은 ‘기술’에 가깝다면 AI 피라미드는 ‘전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피라미드 구조로 1~3층으로 나눠 전략을 세운 포맷이기 때문에 AI 풀스택과는 전략적인 관점에서 다르다고 보면 된다.
- 에이닷이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동안 소비자들의 호응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식 출시를 했다. 에이닷 경쟁력에 대한 점수를 매긴다면.
▶ (유영상 사장) 에이닷을 처음 만들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관여해 와서 굉장히 애정이 있고 속속들이 알고 많이 사용하고 있어 아마 내 점수는 객관화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한 70점 정도 주고 싶다. 앞으로 90점 100점으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 에이닷의 통화녹음 관련해 애플의 아이폰에서는 그동안 정책상 막아놓았는데, 에이닷을 사용하면 앞으로 아이폰에서도 통화녹음이 가능해진다. 이게 애플 측과 협의가 된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
▶ (김용훈 SKT 에이닷추진단 최고서비스책임자(CASO)) 아이폰은 그동안 통화녹음 기능이 제한적이었는데 그것을 기술적으로 높은 보안 수준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구축하고 있다. 수발신 모두 아이폰 내에서 통화녹음이 가능하다는 건 말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기능이 출시 전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는 곤란하다.
- 클라우드 전략은 어떻게 가져갈지 궁금하다.
▶ (유영상 사장) 클라우드는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LLM(대규모언어모델)과도 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클라우드는 전체적으로 보면 글로벌 스케일로, 굉장히 많은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국내 시장만 놓고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분은 그것보다는 글로벌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 역할을 하면서 우리 데이터센터와의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현재 전략을 갖고 있다.
그래서 LLM을 만약에 앤트로픽이나 오픈AI처럼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클라우드도 그렇게(자체 개발 등) 해야겠지만 LLM은 앤트로픽 및 오픈AI와는 제휴를 하고 저희만의 방향대로 하는 것처럼 클라우드도 '절대로 안 하겠다' 이런 건 아니지만 MSP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구축하는 걸로 계획하고 있다.
- 오늘 발표에서 여러 얼라이언스들 언급을 많이했는데 실제로 텔코와 빅테크들 사이에서 연합 전선이 확대가 되고 있는 추세인 듯 하다. SKT는 이에 대해 가시적으로 나온 결과물이 있는지 궁금하다.
▶ (유영상 사장) 쉽게 말해 기본 ‘판대기’를 깔았다고 말할 수 있다. 텔코의 경우 앤트로픽에 투자하고 제휴도 하고, 오픈AI와는 투자없이 제휴하고 이런식으로 기본적으로는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를 위한 기본을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이제부터는 그들과 같이 일을 하며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7월 말에 앞서 언급한 판대기를 깔았고 지금 텔코와 협상을 하고 있다. 현재 조인트 벤처를 만들 건지 어떤 식으로 구조를 가져갈 건지 또 이후 확산을 어떻게 할 건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말까지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면 내년 MWC에서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석근 글로벌·AI테크 사업부장) LLM 업체들하고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까지 논의를 이미끝내고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 있는 글로벌 큰 회사들 하고는 미팅을 같이하고 있는 단계다.

- 에이닷엑스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는 어떻게 되나. 또 한국어 LLM과 관련해 여러 경쟁사들이 있는데, 각자 다 경쟁을 하면서 생존이 가능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 (김지원 에이닷 테크 대화 담당(부사장)) 파라미터 규모에 대해서는 일단 그걸 이야기하기에 앞서 데이터량과 파라미터 수 둘 다 중요한데 어떤 데이터를 넣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데이터를 그냥 웹 크롤하고 블로그에 있는 걸 긁어서 넣으면 “한국어 잘 인지한다” 이런 분위기였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데이터량보다는 고품질의 데이터 또는 그 버티컬 도메인에 딱 들어맞는 데이터가 있어야만 잘 감당한다 이런 분위기가 굉장히 많다. 그래서 파라미터 수는 그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만큼의 파라미터를 가져가는 게 최근의 트렌드다.
(유영상 사장) 국내 LLM 상황에 봤을 때 이미 많은 기업들이 각자의 LLM을 만들고 있고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을 모두 모아 함께 가자고 하는 건 어려운 이야기다. 다만 인프라에 대한 공유나 여러 가지 데이터에 대한 공유 등은 서로 필요하다고 본다. 또 윤리 규제와 관련해선 정부가 좀 나서 허용 범위를 넓혀주는 등 무한 경쟁이 아닌 공유할 수 있는 건 공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 LLM 업계의 3강인 구글, MS, 아마존이 있는 상황에서 에이닷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유영상 사장) 처음 에이닷을 만들며 이들 업체와 경쟁해서 이기려고 했다. 그래서 굉장히 투자도 많이 하고 사람도 많이 고용하고 했는데, 쳇GPT 나온 후 투자의 규모를 보니까 ‘맞장 떴다가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전략을 수정했다. 전략을 수정하면서 그들과 제휴를 하고 우리만의 좁고 깊게 파는 버티컬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판단했다. 현재 저희는 글로벌 빅3와 여러 가지 논의를 함께 하고 있는 상황이다.
- 2028년에 매출을 25조원까지 올리겠다고 했는데 이중 약 36%를 AI에서 낸다고 발표했다. 그럼 AI 사업 매출을 약 9조원 정도로 보고있다는 건데 AI 피라미드 3가지 전략 중 AI 인프라와 엔터프라이즈, 서비스에서 각 영역 매출 비중을 어느 정도로 가져가려고 생각하나.
▶ (유영상 사장) 각 영역별 세부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새로운 AI 서비스를 가지고 해당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있고, 기존 돈 버는 방식을 AI로 바꿔 올리는 방식, 또 M&A(인수합병)를 통해 신규 인수한 회사의 매출을 신규 매출로 잡는 방법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