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출퇴근 어려운 직원 정리해고 꼼수"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바디프랜드 노사가 단체교섭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 물류창고 이전 문제를 놓고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5일 민주노총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에 따르면 최근 사측이 안마의자 등을 보관하는 물류창고인 일패 캠퍼스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이천시 신둔면으로 이달 중 이전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 과정에 사측이 일패 캠퍼스 직원들과 별다른 상의없이 이전을 추진하고 노조의 대책 요구안도 모두 묵살했다며 격앙돼 있는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이전을 결정하는 과정에 사측은 일패 캠퍼스 직원들과 노조 측에 어떠한 상의도 없이 통보식으로 이전 사실을 알렸다”며 “이후로도 노조 측의 대책 마련 요구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측이 이처럼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노조는 출퇴근이 불가능한 직원은 알아서 정리되고 이전한 이천에서 직원을 다시 뽑으면 된다는 계산을 사측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일패 캠퍼스 이전 사실을 인지한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한 달여 동안 사측에 두 차례의 공문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 줄 것과 간담회 개최, 단체교섭 시 관계자 배석 등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첫 공문을 보낸 며칠 뒤 한 차례 이기욱 고객서비스본부장과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만남을 가졌다”며 “하지만 정작 창고(일패 캠퍼스) 이전으로 겪는 노동환경 변화의 문제, 즉 출퇴근시간 등과 관련한 대안에는 답변을 회피한 채 일방적으로 (만남이) 종료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현재 진행 중인 단체교섭 시 이기욱 본부장이나 회사 관계자의 배석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사측에서 모두 거절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가 이처럼 일패 캠퍼스 이전과 관련해 사측에 지속적으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이유는 이전 거리 문제 때문이다.
일패 캠퍼스에서 이전할 경기 이천시 신둔면 창고 부지까지의 거리는 약 55㎞로 차로 1시간 가량 소요된다.
노조는 사측에 △캠퍼스 관리직, 5톤 물류 노동자에 대한 출퇴근 교통비(유류비·톨게이트비) 법인카드 사용 △장거리 운행에 따른 하루 기본 배송 수량 기준 5건으로 하향조정 △주말 배송업무 강제 지시 금지 △노사 합의를 통한 캠퍼스 이전 위로 수당 1년간 지급 △일패 캠퍼스 기준 장거리 수당 1년 지급 등 5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지난달 말 쯤 간담회 대신 일패 캠퍼스 직원들과 개별적으로 상담을 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지만 일주일 가량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직원도 사측과 상담을 나누지 못했다”고 했다.
바디프랜드 사측 관계자는 "이천 이전 일정은 확정된 바 없다"면서 이전으로 인한 직원 대책 방안 등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바디프랜드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창사 이래 첫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은 현행 연봉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 측은 호봉제 신규 도입을 요구하는 등 양측 이견이 큰 상황이다.
노사는 10~12일 조율을 통해 대표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바디프랜드 직원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202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