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포스 25주년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1996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에게서 받은 편지 덕분에 한국에 오게 됐다”며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황 CEO는 이날 행사에서 “그 편지에는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게임으로 세상을 바꾸며, 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비전이 담겨 있었다”며 “그 덕분에 한국을 찾게 됐다”고 회상했다.

무대에는 앞서 삼성동 치킨집에서 ‘깐부회동’을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나란히 등장했다. 세 사람은 무대 위에서 하이파이브와 포옹을 나누며 우정을 과시했다.

황 CEO는 이 회장과 정 회장을 '베스트 프렌드'라고 소개했고, 이 회장도 황 CEO를 '최고의 발명가이자 최고의 사업가'라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회장은 “25년 전 엔비디아는 삼성의 GDDR(그래픽용 D램)을 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다”며 “그때부터 협력이 시작됐고, 젠슨과의 우정도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꿈과 배짱, 따뜻함을 갖춘 매력적인 친구”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도 “어릴 때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즐겼고, 제 아이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좋아한다”며 “엔비디아 GPU 덕분에 게임 산업이 발전했다”고 화답했다.

황 CEO는 이날 “이번 주 APEC 참석을 위해 한국에 왔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초대로 왔고, AI와 로보틱스 관련한 좋은 소식을 곧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31일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과의 AI 반도체 신규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또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로, 엔비디아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장에는 약 500명의 관객이 몰렸으며, 황 CEO의 등장에 환호가 터졌다. 이 회장은 관객을 향해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느냐”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황 CEO는 경주로 이동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31일 오후  4시 예정된 APEC CEO 서밋의 특별세션에 오르기 전인 오후 2시께 재계 총수들과 회동, 이재용·정의선 회장과 함께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한자리에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