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누출 현장 측정 결과 불산 2ppm 검출
과실치사상, 중대재해법 위반 수사 본격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5년 7월31일 인천 송도 포스코이앤씨 본사에서 포스코에서 빈발하고 있는 산재 사망 사고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유튜브갈무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5년 7월31일 인천 송도 포스코이앤씨 본사에서 포스코에서 빈발하고 있는 산재 사망 사고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유튜브갈무리 

[포쓰저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독가스 누출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사고 현장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불화수소산(불산)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 유해물질 노출 가능성과 안전관리 부실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은 불산 누출 경위와 포스코 측의 사고 지연 신고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 현장을 측정한 결과 불산 2ppm이 검출됐다. 

성분 검출은 사고 발생 2~3시간 뒤에야 이뤄져 실제 누출된 불산의 양과 농도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불산은 무색의 자극성 액체로 피부·점막·폐 조직을 손상시키는 고위험 유해 화학물질이다. 

체내 흡입 시 심각한 호흡기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산과 염기 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기체는 단기간 노출만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다. 

사고 당시 파손된 배관에는 평소 불산 함량 55%의 액체가 흐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배관은 폴리염화비닐(PVC) 등 플라스틱 소재 구조로 제작돼 외부 압력이나 충격에 취약한 형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배관의 내구성, 안전점검 과정, 위험 구역 내 이동 방식 등에 대한 관리 체계가 적절했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는 5일 오전 8시 50분께 발생했다. 포스코DX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 4명이 전기 케이블 설치를 위해 설비 상부를 이동하던 중 불산 배관을 밟아 파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54세 근로자가 유해 화학물질에 중독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20~30대 근로자 3명이 화상과 흡입 부상으로 치료 중이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누출 범위를 공장 내부로 한정하고 제독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신고 지연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고 대응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고는 오전 8시 50분 발생했지만 포스코 측의 소방 신고는 약 2시간 뒤인 오전 11시 14분에 이뤄졌다.

산업안전보건법과 화학물질관리법은 중대재해 또는 유해 화학사고 발생 시 사업주가 즉시, 또는 최대 15분 이내 관계 기관에 신고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번 신고 지연은 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포스코가 사고 규모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병원 측의 변사 신고를 통해 뒤늦게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포스코 및 포스코DX 관계자들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또한 유해물질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 반복 사고 위험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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