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종훈 사장 해임은 조직 혼란 방지하기 위한 차원"

2024년 3월 25일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오른쪽)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지훈 기자
2024년 3월 25일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오른쪽)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지훈 기자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OCI그룹과의 통합이 회사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선택이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통합이 완료되면 대주주들의 상속세, 오버행 이슈도 제거될 것입니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약품과 OCI그룹 간 통합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은 국내 사업본부에서 로수젯 단일품목 하나로 1800억원의 매출을 이뤄냈고 원외처방 1위를 6년째 지켜냈다"며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로 질환별 파이프라인도 구성했고, 이번 4월에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최다 발표인 10건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반영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선 무척 안타깝다"며 "대주주들의 상속세 문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고민 끝에 OCI그룹와 통합 준비를 하게 됐고 이를 통해 저희가 하고자하는 신약개발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이사회 구성 제안에 대해선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주주제안(임종윤·임종훈)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한미그룹의 이사회는 대주주, 즉 가족 구성원 4명이 이사회에 합류하게 되는데 이 모습이 과연 한미약품 그룹이 상장회사로서 가지고 가야하는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사회인지 의문이 든다”며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28일 정기 주총에서 최대 6명의 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모녀측(송영숙 회장과 임 사장)이 제출한 6명, 형제측이 제출한 5명의 후보자 선임안을 일괄 상정해 다득표순으로 선임하는 표 대결을 진행한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지분 19.85%를, 임종윤·종훈 형제는 19.3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근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이 형제 측을 지지하면서 한미약품 통합 여부는 국민연금(7.66%)과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의 선택에 달리게 됐다.

임종윤·종훈 형제 해임에 대해서는 조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임 사장은 “송 회장님이 오랜기간 숙고했고, 경영권 분쟁이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에 기회를 주면서 기다렸지만, 주총을 앞두고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조직 안에서 일어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봐야할 것 같다”면서 “해임 결정이 주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기 보다는 조직에 메시지를 보낸 의미가 더 컸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형제 쪽에 찬성표를 던진 신동국 회장에 대해서는 “신 회장이 언론 발표 직전에 찾아왔을 때도 진심을 담아 회사를 꾸려 나갈 것을 설명했다”면서 “그런 결정을 내린 데는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남은 이틀동안 충분한 대화를 통해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것”이라고 했다.

임종윤 사장 측의 상속세 문제와 관련해선 “어떤 자금으로 상속세를 마련할지 공개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공시된 바와 같이 과도하게 담보가 잡혀 있는만큼 남아 있는 상속세를 어떻게 마련할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형제 쪽에서 제시한 ‘시가총액 200조원’ 목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임 사장은 “1조원 투자를 통해 50조원대 회사로 키우겠다고 했지만 바이오 사업에서 1조원은 사실 큰 규모는 아니다”며 “한미의 상황을 충분히 숙고하고 말한 것 같지 않다. 평택 공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의 동물세포배양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는 공정이라 규모를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또 투자금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어떤 조건으로 투자받았는지 자금 출처를 밝히고 충분히 설명해준다면 우리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임종윤 사장에게 빌려준 266억원과 관련해서는 “이미 오전에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며 "채무 관계가 정리된다면 저의 상속세 상당부분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이 잘 마무리됐을 때 가족간 화해, 봉합도 당연히 이뤄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대화나 화해를 시도하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룹 통합에 나선 OCI그룹 이우현 회장도 함께 참석했다. 임 사장과 이 회장이 함께 모습을 드러낸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OCI는 예전에 없던 사업을 일으켜서 세계적인 사업으로 키워가는 DNA가 있다”며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노력을 하고 있었던만큼 한미가 이미 R&D에 매진하는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사업 방향에 있어서 잘 일치한다고 봤다"고 했다.

이어 ”자금 조달이 있어야 한미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적기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한미를 지원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한 것인데 이상하게 받아들여져서 최근 갈등 상황까지 온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3년간 보호예수에 동의하며, 투자 후 몇 년간은 이익이 없을 것을 각오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3월 25일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왼쪽)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사진=김지훈 기자
2024년 3월 25일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왼쪽)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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